중국 과학자들이 ‘미니 냉장고’ 크기의 지능형 수퍼 컴퓨터를 공개했다. 기존 수퍼 컴퓨터에 뒤지지 않는 연산 능력을 갖췄고 전력 소비는 90%까지 줄였다./Handout

중국 과학자들이 ‘미니 냉장고’ 크기의 지능형 수퍼컴퓨터를 공개했다. 이 컴퓨터는 기존의 거대한 수퍼컴퓨터에 뒤지지 않는 연산 능력을 갖췄고, 그러면서도 전력 소비는 90%까지 줄였다고 한다.

26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광둥지능과학기술연구원(GDIIST)은 지난 25일 중국 광둥·마카오 심층 협력구에서 열린 포럼에서 초소형 수퍼컴퓨터 ‘BIE-1′을 공개했다.

◇“가정용 콘센트에 꽂으면 되는 초소형 수퍼컴퓨터”

새로 공개된 이 수퍼컴퓨터는 직관적 신경망과 뇌 메커니즘을 모방한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했다. 고속 학습과 추론이 동시에 가능하다. 기존의 방 하나를 다 차지하던 대형 클러스터형 수퍼컴퓨터에 버금가는 성능을 자랑하면서도 크기는 미니 냉장고 한 대 정도로 줄였다.

GDIIST 측은 “해당 컴퓨터는 가정, 소규모 사무실, 심지어 이동식 환경에서도 쉽게 설치할 수 있다”고 했다.

학습 속도와 추론 속도는 대단히 빠르다. ‘BIE-1’의 학습 속도는 초당 10만 토큰(token/s), 추론 속도는 초당 50만 토큰이다. 1초에 1000문장을 학습할 수 있고, 1초에 5000문장을 추론할 수 있는 속도라는 얘기다.

내부에는 1152개의 CPU 코어, 4.8TB DDR5 메모리, 204TB의 저장 공간이 탑재됐다. 동네 도서관의 모든 책을 하루에 읽고 분석할 수 있는 정도의 수퍼컴퓨터급 사양이다.

◇전력 소비 90%까지 줄여

전통적인 수퍼컴퓨터는 거대한 데이터센터 한 칸을 차지할 정도로 크고, 그만큼 운영과 냉각에도 막대한 전력을 소모한다.

반면 ‘BIE-1’은 훨씬 적은 전력으로도 운영이 가능하다. 가장 복잡한 연산을 수행할 때도 CPU 온도는 70℃를 넘지 않는다.

GDIIST의 지능 컴퓨팅 시스템 공동 실험실 니 레이(Lei) 소장은 중국과학일보 인터뷰에서 “‘BIE-1’은 기존 수퍼컴퓨터의 10분의 1 수준만 전력을 소비한다”면서 “이 장치는 단독으로도 사용 가능하지만, 기존 대형 연산 시설의 에너지 효율을 개선하는 보조 장치로도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