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립선암 치료의 상징인 블루 리본. 대한비뇨의학회는 남성 사망 주요 원인 중 하나인 전립선암 치료 필요성을 알리기 위해 매년 블루리본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Getty Images

중국과 호주의 과학자들이 전립선암 세포를 약하게 만드는 치료법을 찾아냈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1일 보도했다.

중국 화남이공대(South China University of Technology) 생물공학대학 셰젠링 교수팀과 호주 플린더스대학교 의생명과학대학 루크 셀스 교수팀이 공동으로 연구한 결과다.

이들은 전립선암 세포 안에 있는 두 가지 단백질 효소가 암세포를 키우고 보호한다는 사실을 밝히고, 이 같은 연구 결과를 지난 14일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에 공개했다. 전립선암은 폐암 다음으로 남성에게 흔한 암으로 꼽힌다.

전립선암세포

◇암세포 지키는 ‘보디가드 단백질’ 찾아

연구팀에 따르면, 전립선암 세포 안에는 PDIA1과 PDIA5라는 단백질 효소가 있다. 먼저 연구팀은 이른바 ‘낚시 실험’이라는 걸 통해, 남성호르몬 수용체(AR)를 잡아당길 때 어떤 단백질이 끌려나오는지를 살폈고, 이때 PDIA1과 PDIA5가 함께 나온다는 것을 확인했다. 두 단백질 효소가 AR과 붙어 함께 움직인다는 사실을 알아낸 것이다.

전립선암은 기본적으로 ‘남성호르몬 의존성 암’이기 때문에 남성호르몬이 잘 작동할수록 암세포도 더 빨리 자란다.

연구팀은 여기에 착안해, AR과 함께 움직이는 두 단백질 효소 기능을 약화시키는 약을 사용해봤다. 이를 통해 두 단백질 효소를 없앨수록 암세포도 약해진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두 단백질 효소가 암세포를 산화 스트레스(세포를 해치는 활성산소)로부터 지키고 미토콘드리아도 보호한다는 사실을 알아낸 것이다.

◇전립선암 타깃 치료제 개발 실마리

연구팀은 두 단백질 효소의 기능을 약화시키는 ‘PDI 억제제’를 기존 전립선암 환자에게 널리 쓰이던 약과도 함께 사용해봤다. 연구팀은 “이렇게 PDI 억제제와 기존 약물을 같이 사용했을 때 항암 효과가 2배가량 강해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도 했다. “새로운 전립선암 타깃 치료제를 발견할 수 있는 실마리를 찾았다”는 것이다.

전립선암은 미국에선 남성 8명 중 1명이 평생 한 번은 진단받는 암이기도 하다. 특히 50세 이후 발병 위험이 높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지난 5월 뼈로 전이된 전립선암 진단을 받고 현재 방사선 치료와 호르몬 치료를 받고 있다.

최근 전립선암 치료는 발전을 거듭, 호르몬 억제 요법(ADT)이나 항암제 병용 요법 등이 효과를 입증해왔다. 다만 대부분의 암세포가 약에 적응해 다시 자랄 수 있어 재발 위험도 높다.

연구팀은 “이번에 새로운 전립선암 작용 기전을 찾아냈다”면서 “암 치료를 바꿀 수 있는 핵심 열쇠를 이를 통해 얻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