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제약기업 일라이 릴리의 비만 치료제 ‘마운자로’(성분명 터제파타이드) 대용량이 곧 시장에 나온다. 도매 공급가는 52만원으로 알려졌다./뉴시스

글로벌 제약사 일라이 릴리의 비만 치료제 ‘마운자로’(성분명 티르제파타이드) 대용량이 이르면 다음 주부터 국내 시장에 나온다.

한국릴리는 GLP-1(글루카곤 유사 펩티드) 계열의 비만 치료제 7.5㎎을 이달 말부터, 10㎎을 다음 달 초부터 도매업체를 통해 시중에 공급할 예정이라고 14일 밝혔다. 이르면 다음 주부터 대용량 제품이 시장에 풀린다는 얘기다.

한국릴리는 앞서 지난 8월 저용량인 2.5㎎과 5㎎을 국내에 우선 출시했다. 마운자로는 2.5㎎ 주사를 시작으로 부작용이 없을 때 최소 4주 단위로 증량하는 것이 원칙이기 때문에, 8월 출시 직후부터 마운자로를 투여한 환자는 계속해서 고용량으로 증량해 투여를 이어갈 수 있게 됐다.

마운자로의 고용량 도매 가격은 4주분 기준으로 52만원에 책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소비자 가격은 이보다 더 높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2.5㎎은 약 28만원에 공급돼 시장에선 30만~40만원, 5㎎은 약 37만원에 공급돼 시장에선 38만~50만원 수준에서 판매되고 있다.

마운자로 대용량이 시장에 나오면 국내 비만약 시장을 주도해온 노보 노디스크의 ‘위고비’와의 격차가 더욱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마운자로 처방 건수는 8월 1만8579건에서 지난달 7만383건으로 출시 한 달 만에 278.8% 증가했다. 위고비와의 격차도 8월 6만4726건에서 지난달 1만5136건으로 줄었다.

마운자로의 확산세가 계속되자 노보 노디스크는 위고비 저용량 공급가를 최대 42%까지 내렸으나, 마운자로의 인기는 계속되고 있다. 업계에선 마운자로의 인기가 연말까지 이어질 경우 위고비 점유율을 추월할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건강보험 급여 적용 여부도 변수다. 한국릴리는 지난해 초 마운자로를 ‘성인 2형 당뇨병 치료제’로 심평원에 급여를 신청하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위고비와 같은 성분의 당뇨약 ‘오젬픽’은 지난 2일 열린 제10차 약제급여평가위원회에서 ‘제2형 당뇨병 조절이 충분하지 않은 성인에서 식이 요법과 운동 요법의 보조제’로 급여 적정성을 인정받았지만, 마운자로는 함께 논의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