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미 텍사스에서 발사된 스페이스X의 스타십 우주선. /로이터 연합뉴스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미국 우주 기업 스페이스X의 화성 우주선 ‘스타십(Starship)’이 11번째 무인 지구 궤도 시험 비행에 성공했다.

스타십은 미 중부 시간으로 13일 오후 6시 23분쯤 텍사스주 보카치카 해변의 스타베이스 기지에서 발사됐다.

발사 3분쯤 뒤 1단부 로켓 부스터와 2단부 우주선이 순조롭게 분리됐고, 로켓 부스터는 발사대 인근 해상으로 하강해 상공에서 잠시 정지 상태로 머문 뒤 바다에 착수하는 데 성공했다.

2단부 우주선은 궤도로 진입해 순조롭게 비행을 이어갔고, 발사 시점 기준 17분쯤 뒤 내부에 적재된 모형 위성 패널 8기를 우주선 바깥으로 내보내 궤도에 배치하는 실험에도 두 번째로 성공하면서 1시간 6분간의 시험 비행을 무사히 마쳤다.

스타십의 본체 우주선은 길이 52m, 직경 9m로 내부에 사람 100명과 화물 100t가량을 적재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1단부인 역대 최강 로켓 수퍼헤비(길이 71m)와 합체하면 발사체 전체 길이는 123m에 달한다.

머스크는 인류를 화성에서 거주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목표로 2002년 스페이스X를 설립, 20여 년간 로켓과 우주선을 개발해 왔다.

스페이스X는 2023년 4월부터 그러나 스타십에 사람을 태우지 않은 무인 상태로 지구 궤도 시험 비행을 반복해 왔다. 로켓과 우주선을 여러 차례 재사용할 수 있게 만들어 비용을 절감하고 발사 횟수를 늘리기 위해서다.

올해 7∼9차 시험 비행은 우주선이 연달아 공중에서 폭발하면서 실패로 돌아갔지만, 지난 8월 26일 10차 시험 비행에선 예정대로 비행을 완수했고 위성 모형 배치 실험도 처음으로 성공했다. 이번 11차 시험 비행에서도 주요 목표를 달성하면서 스타십 개발은 더욱 속도를 낼 전망이다.

스타십을 미 항공우주국(NASA)의 인류 달 착륙 프로그램 ‘아르테미스’에 활용하는 계획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그러나 여전히 나오고 있다. NASA는 2027년에 우주비행사들을 스타십에 태우고 달에 착륙시키는 아르테미스 3단계 임무를 시도할 계획인데, 스타십을 실제로 임무에 투입하려면 이전에 달성해야 하는 과제들이 아직 많다.

지구에서 달 궤도까지 비행하기 위한 연료 재보급 능력을 개발하고, 10여 차례 이상 연속 발사 성공을 통해 안전성을 입증해야 하는 것이다. 2년 안에 스페이스X가 이런 과제들을 모두 해내기엔 시간이 촉박하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