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천문연구원(천문연)이 참여한 국제 공동 연구진이 먼지 속에서도 강한 푸른 빛을 내는 은하를 발견했다.

먼지에 두껍게 가려진 은하는 보통 붉게 보인다. 먼지가 자외선 같은 짧은 파장(푸른 빛)은 가로막고 산란시키는 반면, 적외선 같은 긴 파장(붉은 빛)은 잘 통과시키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에 발견된 은하는 달랐다. ‘블루독(BlueDOG, Blue-excess Dust-Obscured Galaxy)’으로 명명된 이 은하 중심에는 태양 질량의 약 140억 배에 달하는 초대질량 블랙홀이 있었다.

국제 공동 연구진은 천문연이 운영 중인 외계행성탐색시스템(KMTNet)으로 발견한 특이 천체 후보를 칠레 제미니 남반구 망원경(GEMINI-South)으로 분광 관측한 끝에 이 은하를 발견했다. 분광 관측은 천체에서 오는 빛을 프리즘이나 회절격자 같은 분광기를 이용해 파장별로 분산시켜 스펙트럼을 얻고, 이를 분석하는 관측 방법이다. 결과는 지난 10일 미국 천체물리학회지(Astrophysical Journal)에 실렸다.

블루독 상상도./한국천문연구원

연구진은 블루독이 푸른 빛을 내는 이유로 두 가지 가능성을 제시했다. 첫 번째는 중심 블랙홀의 빛이 은하 내부의 가스와 먼지에 부딪혀 산란된 경우다. 두 번째는 은하 안에서 최근 폭발적인 별 탄생이 일어나 자외선이 초과 관측된 경우다.

연구진은 두 가능성 모두 역할을 했을 것으로 판단했다. 한 가지 설명 만으로는 이러한 현상을 완전히 이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블루독은 약 110억 년 전, 은하와 블랙홀이 가장 활발히 성장하던 ‘우주의 정오(Cosmic Noon)’ 시기부터 존재해온 것으로 추정된다. 질량은 태양의 약 2조 배, 밝기는 태양의 약 80조 배에 달한다. 특히 밝히는 우주에서 극히 드문 초고광도에 해당한다.

연구진은 블루독이 “단순히 먼지에 가려진 은하가 아니라, 은하 진화의 단계 중에 폭풍 성장하는 시기를 보여주는 특별한 천체일 수 있다”고 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블루독은 최근 발견된 ‘작고 붉은 점(LRDs, Little Red Dots)’ 은하와도 닮았다. ‘수수께끼 은하’로 불리는 LRDs는 블루독보다 20억 년 앞선 초기 우주에서 발견된 은하다. 두 은하는 모두 강력한 블랙홀 활동과 폭발적인 별 탄생이 동시에 일어나는 공통점을 갖는다. 연구진은 이 같은 특징이 은하와 블랙홀의 성장 과정을 잇는 연결 고리를 밝혀낼 단서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