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집이 수명을 결정할 수도 있다?
일본 노년층 중에서도 단독주택·임대주택에 사는 이들은 아파트에 사는 것보다 뇌졸중이나 심장병 같은 심혈관 질환으로 사망할 위험이 조금 더 높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아파트에 살수록 뇌졸중 걸릴 확률 낮다?
도쿄과학연구소(Science Tokyo) 와타루 우미시오 교수팀과 도쿄과학연구소 의치학대학원, 하마마쓰의과대학, 지바대 연구진이 공동으로 평균 연령 73.6세의 일본인 3만8731명을 6년 동안 추적 조사한 결과다. 해당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BMJ Public Health)에 실렸다.
연구팀은 분석 결과, 자가 아파트 거주자(Owner-occupied flats)에 비해 임대 아파트(Rental flats)에 살거나, 자가 단독주택(Owner-occupied detached houses)에 사는 이들의 심혈관 질환(CVD) 사망 위험이 유의하게 높았다고 봤다.
◇“따뜻한 집에 노년 수명 달렸다”
연구팀은 원인으로 ‘불안정한 실내 온도’와 ‘단열 수준’을 지목했다.
단독주택은 외부 온도에 직접 노출되는 면적이 넓어 내부 온도가 쉽게 떨어질 수도 있고 상대적으로 온도 변화가 많다는 것이다. 임대주택은 또한 단열이 취약한 경우가 많다. 이에 비해 아파트는 옆집과 위·아래층에 둘러싸여 상대적으로 온도가 안정적이다.
일본 전국 통계에 따르면, 임대주택 중 이중창(이중유리)을 갖춘 비율은 15%에 그쳤다. 반면 자가주택이 이중창을 갖춘 비율은 38%였다.
이에 연구팀은 “실내 온도가 너무 낮으면 혈압을 높여 ‘조용한 위험’이라는 심혈관 질환을 초래할 수 있다”고 했다. 또한 “실내 온도를 WHO 권고치인 18℃ 이상으로 유지하고, 단열을 강화하면 노년층의 심혈관 사망률을 낮출 수 있다”고 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018년 발표한 주거와 건강 가이드라인을 발표하고 “추운 집에 살수록 뇌졸중이나 심장병이 더 흔하다”고 경고한 바 있다. 실내 온도가 낮으면 혈압이 상승하고, 혈압 변동 폭도 커져 심혈관 질환에 걸릴 위험도 그만큼 커진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