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8일(현지 시각) “2025년 노벨 화학상 수상자로 일본 스스무 기타가와 교토대 교수, 영국 출신이자 호주 멜버른 대학교 교수인 리처드 롭슨, 요르단 암만 출신의 미국UC버클리 교수인 오마르 M. 야기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2025년 노벨 화학상은 ‘금속 유기 골격체(Metal–Organic Frameworks·MOF)’라는 새로운 분자 구조를 만든 과학자들에게 돌아갔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8일(현지 시각) “2025년 노벨 화학상 수상자로 기타가와 스스무 일본 교토대 교수, 영국 출신의 리처드 롭슨 호주 멜버른대 교수, 요르단 출신의 오마르 야기 미국UC버클리 교수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기타가와 교수의 수상으로 일본은 31번째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하게 됐다.

금속 유기 골격체는 금속 원자(이온)를 기둥처럼 세우고, 그 사이를 유기 분자로 연결해 만든 결정 구조다. 이 구조 안엔 수많은 미세한 구멍이 있어, 공기 중의 가스나 화학물질이 드나들 수 있는 통로가 생긴다. 쉽게 말하면 원자와 분자로 만든 ‘작은 스펀지’에 가깝다. MOF를 활용하면 사막의 공기에서 물을 모으거나,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지구온난화를 줄일 수 있다. 유해가스를 저장해 없애는 데도 쓰인다. 특정 화학반응을 촉진하는 촉매 역할을 할 수도 있다.

8일 스웨덴 스톡홀름 소재 스웨덴 왕립과학원에서 노벨 화학상 위원회 위원장 하이너 린케, 스웨덴 왕립과학원 사무총장 한스 엘레그렌, 노벨 화학상 위원회 위원 올로프 람스트룀이 기자회견을 열고 2025년 노벨 화학상 수상자를 발표하고 있다./AFP 연합뉴스.

노벨위원회는 리처드 롭슨 교수가 1989년에 처음으로 이 MOF 구조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금속과 분자를 엮어 다이아몬드처럼 구멍이 많은 구조를 만든 것이다. 다만 그 구조는 너무 약해 오래 가진 못했다. 이후 기타가와 교수가 이 구조 안으로 기체가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이런 구조가 유연하게 움직일 수 있다는 사실도 예측했다. 이후 오마르 야기 교수는 튼튼하고 안정적인 MOF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분자 설계를 조절함으로써, 물을 저장하거나 가스를 흡착하는 등 특정 기능을 내세운 맞춤 설계가 가능하다는 사실도 증명했다.

8일 일본 교토에서 노벨화학상 올해 공동 수상자인 스스무 키타가와 교수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EPA 연합뉴스

노벨위원회는 “이후 세계 화학자들은 수만 종의 MOF를 만들었고, 그중 일부는 탄소 포집, 물 부족 해결, 환경 정화 등 인류의 큰 문제를 해결하는데 쓰인다”고 밝혔다.

노벨 화학상은 알프레드 노벨의 유언에 따라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가 매년 화학 분야에서 혁신적인 연구 업적이나 발견을 이룬 과학자에게 수여하는 상이다. 1901년부터 올해까지 200명이 수상자로 선정됐다. 올해 수상자들은 상금 1100만 스웨덴크로나(약 16억원)를 3분의 1씩 나눠 갖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