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사들이 새로운 형태의 비만 신약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덴마크 제약회사 ‘노보 노디스크’의 ‘위고비’, 미국 제약사 ‘일라이릴리’의 ‘마운자로’가 주도하던 비만 치료제 시장을 흔들기 위한 도전이다.
지난 1일 한미약품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비만 치료제 ‘HM17321′(LA-UCN2)의 임상 1상 진입을 위한 임상시험계획(IND)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HM17321′은 국내외 비만 치료제 시장을 양분하는 ‘위고비’나 ‘마운자로’ 등의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 기전 약물과 다르다. 비만과 대사 조절에 관여하는 CRF2 수용체에만 작용하도록 설계된 ‘우로코르틴2′ 기반의 신약 후보 물질을 사용한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11월 미국비만학회에서 ‘HM17321′이 체지방을 감량하면서도 근육량이 늘어나는 효과가 있음을 발표한 바 있다. 2031년 상용화하는 것이 목표다.
한미약품이 국내 최초로 GLP-1 계열 비만 신약 ‘에페글레나타이드’의 임상 3상도 진행 중이다. 기존 당뇨약 SGLT2와 병용 임상을 통해 당뇨병 치료제로도 활용하는 것이 목표다.
대웅제약과 대웅테라퓨틱스도 붙이는 비만약 ‘세마글루타이드(GLP-1 성분의 수용체를 활성화하는 약물) 마이크로니들 패치’에 대한 임상 1상 승인을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받았다고 1일 밝혔다. 이 마이크로니들 패치를 피부에 붙이면 미세 바늘을 통해 세마글루타이드 성분이 피부 진피층으로 전달, 포만감을 느끼고 식사량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
일동제약그룹은 ‘먹는 비만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일동제약은 자회사 유노비아가 개발 중인 먹는 비만약 ’ID110521156′을 4주 임상 시험한 결과 평균 9.9%, 최대 13.8%까지 체중 감량 효과가 있었다고 밝혔다. 글로벌 제약사들이 개발 중인 경쟁 제품보다 체중 감량 효과가 컸다. 내년 글로벌 임상 2상에 진입하는 것이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