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산부가 RSV(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 백신을 맞으면 아기도 예방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이 재확인됐다고 30일 영국 가디언이 보도했다. 앞으로 해당 백신 접종이 임산부까지 확대될 가능성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RSV는 어떤 바이러스?
RSV(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는 이름 그대로, 주로 호흡기 세포를 감염시키는 바이러스다. 매년 겨울철 유행하는데, 생후 6개월~2세 영유아들이 특히 많이 걸린다. 전세계 영유아 입원 원인의 1위로 꼽히는 바이러스이기도 하다.
감기처럼 가볍게 지나가기도 하지만, 어르신이나 두 살 미만 아기, 면역력이 약한 이들에게는 폐렴이나 기관지염 같은 심각한 호흡기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어 위험하다.
이런 RSV 바이러스에 대한 치료제는 최근 개발되기 시작했다. 백신과 예방 항체가 나오면서 접종도 확대되는 추세다.
◇RSV 백신은 뭐가 다른가?
국제 비영리 네트워크 ‘코크란(Cochrane)’ 협력체와 유럽 보건청(HaDEA)의 자금 지원을 받은 다국적 연구팀은 국제의학저널 ‘CDSR’에 RSV 백신 효과를 분석, 소개했다.
연구팀은 영국 제약사 GSK의 ‘아렉스비’, 화이자의 ‘아브리스보’, 모더나의 ‘엠리스비아’ 같은 RSV 백신을 60세 이상 어르신이 접종했을 때 폐 쪽의 질환 위험은 77% 감소했고, 급성 호흡기 질환 위험은 67% 감소했다고 밝혔다.
임신부가 맞으면 태어난 아기의 감염 위험을 줄이는 효과도 있었다. 임산부가 접종할 경우 나중에 태어난 아기가 RSV에 감염돼 병원을 찾을 위험은 54% 가량 줄었고, 심각한 RSV 질환에 걸릴 위험도 74% 가량 줄어들었다고 했다. 아기가 RSV로 입원할 위험은 54% 감소했다고 한다. 엄마가 백신을 맞으면 아기가 RSV에 걸릴 위험이 그만큼 줄어든다는 것이다.
◇RSV 백신 접종, 어디까지 확대됐나
호주 보건 당국은 지난 2월부터 임산부와 모든 영유아를 대상으로 RSV 예방 접종 비용을 전액 지원하기 시작했다. RSV가 2살 이하 영유아 중에서도 6개월 미만 영아에게 특히 매우 위험하다는 분석이 나와서다. 임신 28주 이상 여성들은 누구나 RSV 백신을 무료로 접종할 수 있도록 국비를 지원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RSV 백신 접종은 앞으로 계속 임산부에게까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에선 지난 12월 60세 이상 성인에 대한 RSV 백신 접종 허가가 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