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GIST 전기전자컴퓨터공학과 박경준 교수, 채지영 석박사통합과정생 /DGIST

로봇이 불필요한 정보는 자연히 잊고, 중요한 정보만 공유해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게 하는 인공지능(AI) 기술이 개발됐다.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은 박경준 전기전자컴퓨터공학과 교수팀이 로봇이 사람처럼 사회적 이슈를 확산하고 또 필요하면 잊을 수 있도록 하는 새 피지컬AI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물류센터나 제조공장에서 주로 쓰이는 자율주행로봇(AMR)들은 스스로 이동경로를 설정해 움직일 수 있다. 이때 지게차나 리프트가 길을 가로막거나 화물이 놓여있을 경우엔, 로봇들이 눈앞의 상황에 반응해 경로를 수정하게 된다. 이렇게 한번 경로를 바꾼 로봇은 지게차나 리프트가 이동하거나 화물을 옮긴 이후에도 좀 전의 상황을 기억해 계속 길을 돌아가기 마련인데, 이 때문에 작업이 오래 걸리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피지컬 AI 기반 다중 로봇 자율주행 장애물 회피 개념도. /DGIST

연구팀은 이에 사람들이 흔히 특정 사건이 생기면 이를 빠르게 소문을 내고, 이후엔 또 금방 잊는 현상을 수학적으로 모델링한 뒤 이를 로봇에게 집단 지능 알고리즘으로 적용해 학습시켰다. 그 결과, 로봇들이 중요한 정보는 빠르게 서로 공유하고, 불필요한 정보는 금세 잊는 기능까지 습득할 수 있었다.

연구팀은 해당 기능을 검증하기 위해 물류센터 환경을 모사한 ‘가제보 시뮬레이터’ 실험을 진행해봤다. 그 결과 자율주행로봇들의 작업 처리량은 이전보다 18% 증가했고, 평균 주행시간은 최대 30.1% 감소했다. 로봇들은 장애물을 보면 그 순간엔 자동적으로 피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이후엔 좀 전의 기억을 잊고 원래 길로 잘 찾아 다녔다.

박 교수는 “필요 없는 정보를 잊고 중요한 정보만 남겨 효율적으로 움직이는 사회적 원리를 모방했다”면서 “피지컬 AI가 인간처럼 학습하고 협력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했다. 해당 기술은 앞으로 물류 로봇뿐 아니라 군집 드론, 자율주행차, 탐사·구조용 로봇 등 다양한 산업 현장에서도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