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양대병원 혈액종양내과 최종권 교수가 환자 데이터를 살펴보고 있다. 최 교수는 최근 53세 여성 췌장암 환자에게 항암면역세포치료제를 병용 투여한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건양대병원

중증 암 환자들은 대체로 치료를 위해 보통 서울 대형 병원을 주로 찾는다. 하지만 최근 지역 거점 병원에서도 치료한 사례가 속속 보고되고 있다.

건양대병원 혈액종양내과 최종권 교수는 53세 여성 췌장암 환자에게 항암면역세포치료제를 병용 투여한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이 환자는 암이 전이돼 수술이 불가능한 전이성 4기 췌장암 판정을 받았다. 췌장암은 암 중에서도 생존율이 가장 낮은 것으로 알려진 난치성 질환이다. 전이성 4기인 경우엔 이미 다른 장기로 암세포가 전이돼 수술도 어렵다.

최 교수는 이 환자에게 전이성 췌장암 표준치료인 젬시타빈과 아브락산 병용 요법에 면역세포치료제 ‘이뮨셀엘씨주’를 추가하는 치료를 시작했다. 환자에겐 2024년 6월부터 2025년 5월까지 총 17차례에 걸쳐 이뮨셀엘씨주를 투여했다. 그 결과 CT 영상에서 종양이 사라지는 ‘종양 소실’ 이라는 성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영상학적 종양 소실이 곧 완치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재발이나 진행 가능성은 존재한다. 최 교수는 “다만 1년 이상 항암제 내성 없이 치료를 안정적으로 이어가고 있다는 점에선 기존 임상시험 결과와 비교했을 때 고무적인 성과”라고 했다. 세포치료제 병용으로도 큰 치료 효과를 볼 수 있었고, 부작용도 적어 장기간 항암제 치료를 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치료 이후에 환자의 삶의 질이 크게 개선됐다고 한다. 처음 병원을 찾았을 당시 환자는 극심한 피로를 겪었고 식사도 거의 하지 못하는 상태였다. 현재는 가족과 함께 외출도 하고 정상적으로 일상생활을 하고 있다고 한다.

최 교수는 “이번 환자 사례는 세포치료제를 표준 항암치료와 병용할 때 새로운 가능성을 열 수 있음을 보여준다”면서 “새로운 치료 방법을 연구하고 환자의 생명 연장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이 의사의 소명이라고 생각한다. 환자가 건강한 삶을 유지하며 치료를 잘 이어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