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이가 108m에 이르는 사상 최대 항공기가 개발되고 있다. 항공기가 실어 나를 화물은 육상 풍력 발전기의 초대형 날개다. 그동안 육상 교통 제약으로 대형 날개를 운반할 수 없었던 한계를 항공 수송으로 해결하려는 것이다.

풍력발전용 날개를 수송할 윈드러너 상상도. /라디아

미국 콜로라도주의 라디아가 개발 중인 윈드러너는 기체 길이 108m, 날개 폭 80m, 높이 24m의 초대형 수송기다. 축구장 한 개 정도 크기다. 육상 풍력 발전용 95m 날개 두 개 또는 105m 날개 한 개를 실을 수 있도록 설계됐다.

대형 항공기는 이·착륙하는 데 수천m 길이의 활주로가 필요하다. 대형 여객기인 B747-400의 이륙거리는 3000여m, 착륙거리는 2000여m 정도다. 국제공항에 4000m급 활주로가 필요한 이유다. 반면 윈드러너는 1800m 이내에서 이·착륙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발전소가 들어설 곳이 제대로 된 공항을 갖추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윈드러너는 단거리 이륙이 가능하도록 제트 엔진 4기를 갖췄다. 단거리 이륙을 위해 기수를 빨리 올릴 때 동체가 활주로에 닿지 않도록 뒤쪽은 앞보다 위를 향하도록 설계했다. 단거리 이륙 시 자세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려면 꼬리날개도 높아야 하지만, 공항 높이 제한을 맞추기 위해 꼬리날개를 두 개로 만들었다.

윈드러너의 착륙거리는 동체 길이 10배 정도인 1080m이다. 날개가 짧고 넓어 표면적이 1000㎡에 이르기 때문에 공기저항을 많이 받아 속도를 빨리 줄일 수 있다. 미 군용기 C130 허큘리스에 쓰는 대형 타이어도 감속에 한몫한다.

동체 앞부분 조종석 앞의 기체 입구가 위로 열리면 바닥에 깔린 철로를 통해 풍력 발전용 날개를 넣을 수 있다. 비행 중에 화물칸은 에너지를 절약하기 위해 에베레스트산 정상 수준의 기압만 유지한다.

풍력 에너지 업계가 발전기 날개 크기를 키우려는 것은 날개가 클수록 더 많은 에너지를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풍력 발전의 수익성을 두 배로 높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