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세엔 당뇨병 걸릴 확률 20%, 55세쯤엔 고혈압 확률 35%….”

이젠 인공지능(AI)이 내가 앞으로 20년 동안 언제 어떤 병에 걸릴 가능성이 있는지도 알려준다.

한 사람의 걸릴 수 있는 질병 1200여 가지의 위험도를 동시에 계산하고 예측하는 AI를 유럽 연구진이 개발했다. ‘델파이-2M(Delphi-2M)’이란 AI다.

암이나 심혈관 질환 같은 한두 가지 질병을 분석하고 예측하는 AI는 기존에도 있었다. ‘델파이-2M’은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갔다. 개인의 질병 1200여 가지의 위험도를 20년 뒤까지 내다보고 분석해준다. 유럽분자생물학연구소, 독일 암연구센터, 덴마크 코펜하겐대 공동 연구진이 함께 개발했다. 연구 성과는 18일 국제 학술지 ‘네이처’에 실렸다.

연구진은 AI에 영국의 국민 의료 정보인 ‘바이오뱅크’에 저장된 40만명의 데이터를 학습시켰다. 이후엔 덴마크 국가 환자 등록 시스템에 포함된 190만명 데이터를 활용해 AI가 개개인의 질병을 얼마나 예측하는지 확인했다.

학습과 강화 훈련을 거친 AI는 동시에 1231개의 질병 위험도를 분석, 상당히 정확하게 개개인의 질환 발병 확률을 맞혔고, 질병 위험 곡선도 그려냈다. 연구진은 “마치 주말에 비 올 확률을 기상 예보가 보여주는 것처럼 AI가 한 사람의 질병 위험도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했다.

연구팀은 다만 “AI가 정확히 몇 살에 무슨 병에 걸린다고 점쟁이처럼 예언을 하는 것이 아니라, ‘특정한 나이대에 발병 가능성이 어느 정도 올라간다’고 확률 예측을 하는 것임을 기억해야 한다”고 했다.

한계도 있다. 영국 바이오뱅크는 처음 병에 걸린 시점만 기록하기 때문에, 같은 질병이 몇 번이나 재발했는지까진 반영하지 못했다. AI 예측에도 불완전한 부분은 있다는 얘기다.

개발에 참여한 독일 암연구센터 종양AI부서장 모리츠 거스퉁은 그럼에도 “앞으로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맞춰 개별 치료를 할 수 있는 길을 AI가 보여주고 있다”면서 “대규모 보건 의료 수요 예측에도 도움을 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