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를 DNA로 전환해 카세트 테이프에 기록한 저장 장치/중국 남방과기대

지금은 거의 자취를 감춘 ‘카세트테이프’를 데이터 저장 장치로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이 나왔다. 중국 남방과학기술대, 상하이 교통대 공동 연구팀은 데이터를 DNA 염기로 전환해 저장하는 이른바 ‘DNA 카세트테이프’를 개발했다고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최근 밝혔다.

연구팀은 텍스트, 이미지 등 데이터를 합성 DNA로 전환해 액체 형태로 만든 뒤, 미세한 바코드를 새겨넣은 테이프 필름에 흡착시키는 방식으로 저장 장치를 만들었다. 데이터를 읽을 때는 화학 처리로 필름에서 DNA를 떼어내고 염기서열을 해독하는 방법으로 복원한다. DNA 카세트 테이프는 기록, 검색, 삭제, 덮어쓰기까지 가능하다고 한다. 다만 이 과정이 50분이나 걸려 당장 상용화는 어려운 단계다.

데이터를 DNA 서열로 바꿔 테이프에 기록하고, 시퀀싱으로 다시 읽어낸다./중국 남방과기대

연구팀은 텍스트, 사진 데이터를 0과 1의 디지털 신호로 전환하고, 이를 A·T·G·C 네 가지 염기 코드로 변환했다. 또 염기 서열대로 합성 DNA를 만들고, 액체 형태로 카세트 테이프 필름 위에 흡착시켜 저장 장치를 완성했다. 저장된 데이터를 확인할 때는 DNA 파일을 불러온 뒤 염기서열 해독으로 원래의 염기 코드를 읽고, 이를 이진수로 바꿔 사진, 문서 등 데이터로 복원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DNA 카세트테이프는 이론상으로는 카세트테이프 필름 100m에 노래 70억곡에 해당하는 36페타(10의 15제곱)바이트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다. DNA 카세트테이프는 장기간 저장해도 전력 소모가 거의 없어 저전력 저장 장치로 활용될 수 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