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화를 조기에 알아차릴 수 있는 신체 부위는 어디일까. 국제 공동 연구팀이 인체 장기별 ‘노화 지도(Ageing Atlas)’를 작성한 결과, 망막이 피부·근육·위장보다 앞서 늙는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연구팀은 망막이 신체 노화 속도를 가늠하는 조기 지표가 될 수 있다고 했다.
국제 학술지 네이처는 호주 모내시 대학교와 덴마크 제약사 노보 노디스크 등 국제 공동 연구팀이 망막, 폐 등 17개 인체 조직의 노화 정도 등을 분석한 노화 지도를 완성해 논문 사전 공유 사이트에 공개했다고 1일(현지 시각) 밝혔다.
연구팀은 18~100세 성인들의 인체 조직 샘플 1만5000건을 확보해 ‘DNA 메틸화’를 분석했다. DNA 메틸화는 화학적 꼬리표(탄소와 수소로 이뤄진 메틸기)가 DNA에 붙어 유전자 발현 여부를 조절하는 현상을 뜻한다. 이를 통해 신체 조직의 노화 수준을 추정할 수 있어 ‘생체 시계’로도 불린다.
분석 결과, 장기별 노화 흔적은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망막의 DNA 메틸화 비율이 평균 63%로 가장 높아 빨리 늙는 장기로 꼽혔다. 위(57%), 심장(53%), 근육(51%), 피부(48%), 자궁경부(38%)가 뒤를 이었다. 망막이 평균적으로 노화가 가장 빠르고 자궁경부는 그보다 훨씬 늦게 노화가 진행된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는 심혈관이나 간질환 등 노화 관련 개별 질병뿐 아니라 신체 전반에 걸친 노화를 지연시키는 치료에도 활용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