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시간 이하로 식사를 하는 간헐적 단식을 수행하는 이들이 하루 12~14시간 동안 식사를 먹는 사람들보다 심혈관 질환 사망 위험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GettyImages

8시간 이하로 식사를 하는 간헐적 단식을 수행하는 이들이 하루 12~14시간 동안 식사를 먹는 사람들보다 심혈관 질환 사망 위험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간헐적 단식은 지난 10년 동안 가장 널리 인기를 얻은 식이요법이다. 같은 음식을 먹어도 ‘언제 먹을지’를 바꾸면 인슐린 민감성 개선하고 몸속 염증을 다스릴 수 있어 몸속 지방이 더 잘 탈 수 있다는 이론에서 시작됐다. 간헐적 단식이 전파된 이후 할리우드 스타들과 전세계 유명인들도 이를 앞장서서 실천해왔다. 영국 전 총리 리시 수낙도 “새로운 한 주를 늘 36시간 단식으로 시작한다”고 말한 적 있다.

가장 흔하게 알려진 간헐적 단식은 보통 16시간 공복을 유지하고 식사는 8시간 안에 하는 것이다. 18:4, 12:12로 공복과 식사 시간을 나누는 방법도 있고, 5:2로 일주일에 이틀을 아예 굶는 방법도 있지만, 일반적으로는 16:8을 선호한다. 전날 저녁을 8시까지 먹고 아침을 건너뛴 뒤 점심을 12시 이후에 먹으면 어렵지 않게 지킬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미국 브리검여성병원과 노스웨스턴대학, 매사추세츠 로웰 대학, 중국 과기대(USTC), 상하이교통대 의대가 공동으로 참여한 연구는 이 같은 간헐적 단식이 모두에게 다 건강에 좋은 것만은 아니라고 반박한다. 연구팀은 지난 2003년~2018년 미국 국가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성인 1만9831명에게 2주 간격으로 하루 두 번씩, 자신이 먹고 마신 것을 기록해야 했고, 이들의 수명을 미국 국가사망지표(NDI)를 통해 함께 조사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하루 8시간 미만으로 식사한 사람은 하루 12~14시간 식사하는 사람보다 심혈관 사망 위험이 135%가 더 높게 나왔다. 8시간 이하로 음식을 먹는 경우엔 심혈관 질환 사망 위험이 연령과 성별, 생활습관을 가리지 않고 꾸준히 높게 나타났다. 또한 음식을 하루 8시간 이내로 먹은 이들 중에서도 흡연자, 당뇨환자, 이미 심장질환이 있는 경우엔 심혈관 사망 위험이 더 높았다. 식단의 질과 끼니횟수, 간식 여부 같은 변수를 통제해도 결과는 같게 나왔다.

연구진은 이에 “간헐적 단식이 결코 ‘위험 없는 건강법’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면서 “간헐적 단식을 무조건 버리라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위험 요인에 따라 조정해야 한다는 뜻이다.음식을 언제 먹느냐보다 중요한 것은 ‘무엇을 먹느냐’임도 기억해야 한다”고 했다.

당뇨 환자가 간헐적 단식을 할 경우엔 혈당이 급격한 저하할 위험이 있고, 고령자·만성질환자는 근육 소실·허약 악화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다만 연구팀은 간헐적 단식이 전체 사망률과의 관련성은 약하다고 했다. 암으로 인한 사망률에도 큰 영향을 끼치진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 결과는 지난 달 21일 국제 학술지 ‘Diabetes & Metabolic Syndrome’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