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에서 예수가 수면을 걸어 다닌 것처럼 물 위를 자유롭게 다녀 ‘예수 곤충’으로도 불리는 소금쟁이는 과학계에서 많은 관심을 받아 왔다. 다리의 미세한 털 구조로 물의 표면장력을 이용하는 소금쟁이를 모방하면 수면 위를 달리는 로봇이나 수상 구조물 개발에 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고제성 아주대 교수는 박사과정 시절인 15년 전부터 소금쟁이의 거동을 연구해온 로봇 공학자다. 2015년 소금쟁이의 수면 도약 원리를 모방한 연구 결과를 최고 권위의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에 발표한 데 이어, 지난 22일에는 소금쟁잇과 곤충인 라고벨리아의 구조를 모방한 초소형 로봇을 개발한 연구 결과를 사이언스 표지 논문으로 게재했다. 고제성 교수는 “유체 역학과 초소형 로봇 분야에서 오랜 이슈가 소금쟁이의 비밀을 푸는 것이었다”며 “이번에 만든 로봇이 비밀을 푸는 데 큰 역할을 해서 기쁘다”고 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컴퓨터 시뮬레이션만으로는 소금쟁이의 수면 거동 원리를 파악하기 어렵다. 고체, 액체, 기체가 모두 결합되는 복합적인 작업이기 때문이다. 고 교수는 “소금쟁이와 똑 닮은 초소형 로봇을 물리적으로 구현해 직접 실험해보는 방법밖에 없다”고 했다. 이번에 연구팀이 주목한 라고벨리아는 다리 끝에 달린 부채꼴 모양의 구조를 순간적으로 펼쳐 빠른 물살에서도 민첩하게 기동한다. 하지만 이런 구조가 어떻게 초단시간 내에 작동하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고 교수 연구팀은 UC버클리·조지아공대 연구팀과 협력해 총무게가 0.23g에 불과한 ‘라고봇’을 개발했다. 라고봇은 인공 털 21개로 된 부채꼴 구조를 장착했다. 이번에 연구팀은 라고벨리아의 부채꼴 구조가 근육을 통해 펴지는 게 아니라, 물의 표면장력과 탄성으로 인해 ‘자동으로’ 0.01초 내에 펴지는 것이라고 밝혀냈다. 고 교수는 “물 밖에서는 부채꼴 구조가 즉시 접힌다”며 “공학적으로 굉장히 효율적인 구조가 자연계에 나타난 것”이라고 했다.

고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가 수생 마이크로 로봇, 환경 모니터링, 수질 탐사 등 소형 수상 로봇 개발에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며 “초소형 로봇 기술은 전자기기 등의 크기가 작아지는 상황에서 필수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