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들이 세계 최대 알츠하이머병 학회인 ‘알츠하이머 협회 국제 컨퍼런스(AAIC)’에서 자체 개발한 진단, 치료 기술을 소개한다. AAIC는 오는 31일(현지 시각)까지 5일 일정으로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린다./셔터스톡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세계 최대 치매 학술대회에서 뇌혈관 장벽을 넘는 신약부터 병리 단백질 제거 기술, 인공지능(AI) 진단 기술까지 치매 정복을 향한 다양한 연구 성과를 선보인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기업들이 세계 최대 알츠하이머병 학회인 ‘알츠하이머 협회 국제 컨퍼런스(AAIC)’에서 자체 개발한 진단, 치료 기술을 소개한다. AAIC는 오는 31일(현지 시각)까지 5일 일정으로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린다.

알츠하이머병은 비정상 아밀로이드 베타, 타우 단백질이 세포 안밖에 쌓여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밀로이드 베타는 본래 신경세포를 보호하지만, 뇌세포 밖으로 이탈해 뭉치면 오히려 신경세포를 파괴한다. 타우는 신경세포의 구조를 유지하는 단백질이지만, 원래 위치에서 떨어져 나와 세포 내부에 쌓이면 인지 기능에 문제를 일으킨다.

동아에스티는 타우 단백질의 비정상적 응집을 막는 ‘DA-7503’의 전임상 결과를 이번 학회에서 발표한다. DA-7503은 비정상 타우 단백질이 신경세포에 쌓이기 전 초기 형태인 올리고머 형성을 억제한다고 회사는 밝혔다.

에이비엘바이오는 혈뇌장벽(血腦障壁·Blood Brain Barrier) 투과 기술인 ‘그랩바디-B(Grabody-B)’의 전임상 데이터를 발표한다. 혈뇌장벽은 산소나 영양분은 통과시키고 그보다 큰 물질은 뇌로 가지 못하게 차단한다.

그랩바디-B는 항체를 뇌까지 전달하는 기술로, 영국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에 최대 4조1000억원 규모로 기술이전됐다. 이번에 그랩바디-B 기술을 적용한 약물이 생쥐의 형뇌장벽을 어떻게 통과하는지 설명할 예정이다.

큐라클도 전임상 성과를 발표한다. 알츠하이머병 치료 후보물질 ‘CU71’은 대표적 치매 치료제인 도네페질보다 인지 기능과 기억력 회복에 더 뛰어난 효과를 보였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일리미스테라퓨틱스는 잘못 접힌 단백질을 제거하는 자체 플랫폼 기술 ‘GAIA’를, 아밀로이드솔루션은 아밀로이드베타·타우 응집체를 직접 분해하는 저분자 치료제 후보물질 ‘AS-S603’의 전임상 결과를 공개한다.

진단기술 분야에서도 국내 기업들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AI 뇌영상 분석 기업 뉴로핏은 항체 치료제의 효과를 추적 관찰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뉴로핏 아쿠아 AD’를 현장 부스에서 시연한다. 뷰노는 뇌질환 진단용 AI인 ‘딥브레인(DeepBrain)’, 피플바이오는 파킨슨병 조기진단을 위한 바이오마커 기반 기술을 각각 발표한다.

글로벌 제약사들도 주요 성과를 발표한다. 대표적으로 일본 에자이와 미국 바이오젠은 공동 개발한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레켐비(Leqembi)’의 장기 추적 관찰 데이터와 새로운 피하주사(SC) 제형의 임상시험 결과를 최초로 발표한다.

레켐비는 알츠하이머병의 원인으로 꼽히는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을 제거하는 항체 치료제다. 2023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았고, 이듬해 11월부터 국내 처방도 시작됐다. 다만 치료 과정에서 뇌부종을 비롯한 부작용이 보고되면서, 안전성 확보가 여전히 주요 과제로 지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