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바티스 헐액암 치료제 자카비(성분명 룩소리티닙)./한국노바티스

국내 제약사들이 2028년 특허 만료를 앞두고 있는 글로벌 블록버스터 항암제 자카비(성분명 룩소리티닙)의 제네릭(복제약) 개발에 시동을 걸고 있다. 자카비는 지난해 전세계에서 47억2800만달러(약 6조원)의 매출을 거둔 혈액암 치료제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대웅제약이 최근 특허법원에 자카비 조성물 특허에 관한 소극적 권리 범위 확인을 청구한 것으로 나타났다. 피청구인은 자카비를 개발한 미국 바이오 기업 인사이트 코퍼레이션(Incyte Corporation)이다.

대웅제약이 청구한 소극적 권리 범위 확인 심판 대상은 ‘(R)-3-(4-(7H-피롤로[2,3-d]피리미딘-4-일)-1H-피라졸-1-일)-3-사이클로펜틸프로판니트릴 인산염’의 조성물 특허다.

소극적 권리 범위 확인 청구는 제네릭 개발사가 해당 조성물을 제네릭 제품에 적용했을 때 특허 침해가 될지 여부를 미리 확인하는 절차다. 업계에선 이 청구를 제네릭 개발 신호로 본다. 특허 분쟁 위험을 줄여 제네릭 출시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려는 절차이기 때문이다.

제네릭도 가장 먼저 품목허가를 신청한 개발사에 우선판매권이 주어진다. 권리 범위 확인 청구에 승소하면 품목허가 신청도 빨라질 수 있다.

삼양홀딩스도 일찍이 자카비 제네릭 개발에 착수했다. 삼양홀딩스는 지난해 9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자카비를 대조약으로 하는 ‘SYO-2101’과 ‘SYO-2101R’에 대한 임상 1상 시험 승인을 받았다.

삼양홀딩스는 자카비와 다른 서방형(약물이 천천히 방출되는 형태) 제제 개발을 위해 생물학적 동등성 평가를 위한 시험이 아닌 임상 1상에 도전했다. 기존에 하루 2회 복용하던 것을 1일 1회 복용할 수 있도록 개발하는 게 목표다. 자카비와 똑같은 약이 아니라 그보다 약효가 오래 간다고 임상시험을 따로 하는 곳이다.

삼양홀딩스는 대웅제약과 달리 특허권 범위를 확인하는 청구를 제기하지 않았다. 개량 신약이어서 특허 분쟁 위험이 해소된 후에 제품을 출시해도 늦지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개량 신약은 신약의 성분이나 제조방법, 전달 방식을 바꾼 약으로 단순 복제약과 달리 특허로 보호받는다.

자키비는 인사이트가 개발해 2011년 혈액암의 일종인 골수섬유증 치료제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최초 허가를 받았다. 이후 2014년, 2019년, 2021년에 적응증을 거듭 확대했다. 미국을 제외한 글로벌 판매는 스위스 노바티스가 맡고 있다. 국내 매출은 2023년 수입 실적 기준으로 230억원 규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