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 날개 구조처럼 복제할 수 없는 보안 인증 기술이 개발됐다. 소비재, 의약품, 전자 제품 QR코드나 ID카드에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광주과학기술원(GIST)은 전기전자컴퓨터공학과 정현호 교수, 한국과학기술원(KIST) 전기전자공학부 송영민 교수 공동 연구진이 “자연에서 영감을 받은 나노 광학 기술을 개발했다”고 22일 밝혔다.
기존 QR코드나 바코드는 복제하기 쉽고 제품마다 고유한 정보를 부여하기 어렵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물리적 복제 불가 함수’를 사용한다. 제품 제조 과정에서 나타나는 무작위성(無作爲性)을 이용해 제품에 고유한 인증 키를 붙이는 것이다. 다만 표면 색상 조절이 어렵고 쉽게 눈에 띈다는 한계가 있다.
연구진은 나비 날개, 새 깃털, 해조류 잎에서 볼 수 있는 구조색에 주목했다. 구조색은 색소가 아닌 물체 미세 구조에 의해 색을 띠는 것이다. 구조색은 질서와 무질서 중간 단계다. 겉으로 보면 색상이 균일하지만 자세히 보면 내부 구조가 무작위적이라 복제할 수 없다.
연구진은 금속 거울 위에 유전체를 얇게 증착했다. 그 위에 금 입자를 조립해 준질서 구조로 플라즈모닉 메타표면을 만들었다. 플라즈모닉 메타표면은 나노미터 크기의 금속 구조체를 평면에 정밀하게 배열해 빛을 자유롭게 제어하도록 만든 초박형 광학 구조물이다. 눈으로 보면 반사색이 일정하지만 고배율 광학 현미경으로 보면 영역마다 서로 다른 무작위 산란 패턴, 광학 지문이 나타난다.
이처럼 나노 구조로 만들어지는 무작위 패턴은 소자에 사용할 수 있다. 연구진은 “해커가 소자를 제작하려 해도 해킹하는 시간이 지구 나이보다 길어 사실상 복제가 불가능하다”고 했다. 정현호 교수는 “질서와 무질서가 공존하는 자연 구조를 나노 기술로 재현해 복제할 수 없는 광학 정보를 구현했다”고 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지난 8일 실렸다.
참고 자료
Nature Communications(2025) : https://www.nature.com/articles/s41467-025-61570-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