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의 헤베스 카스마(Hebes Chasma)에서 무슨 일이 있었을까? 헤베스 카스마는 거대한 협곡인 바레스 마리네리스(Valles Marineris) 바로 북쪽에 위치한 함몰 지형이다. 이는 다른 지형과 연결돼 있지 않아 내부 물질이 어디로 갔는지 명확하지 않다.
이 지역에는 ‘헤베스 멘사(Hebes Mensa)’라는 중앙 고지대가 있으며 높이는 약 5km에 달한다. 이 멘사는 비정상적인 부분 붕괴를 겪은 것으로 보이는데 그 붕괴 자체가 단서를 제공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화성 궤도를 돌고 있는 유럽우주국(ESA)의 탐사선 마스 익스프레스(Mars Express)가 촬영한 이 이미지에서는 협곡과 중앙 고지대에 말굽 모양으로 움푹 파인 흔적이 뚜렷하게 보인다. 이 고지대의 일부 물질은 협곡 바닥으로 흘러내린 것으로 추정되며, 어두운 층이 잉크처럼 경사진 지형 아래쪽에 고여 있는 듯한 모습도 포착됐다.
한 가지 가설에 따르면, 헤베스 카스마 하부에는 염분이 많은 암석층이 존재하며, 이 염분이 녹은 얼음과 섞여 지하 대수층(aquifer)으로 흘러 들어가면서 이런 붕괴가 일어났을 수 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