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은 미국 파트너사가 진행 중인 경구용 희귀비만증 신약 후보물질 ‘비바멜라곤(Bivamelagon)’의 2상 결과 유효성을 확인했다고 10일 밝혔다. 회사는 이를 바탕으로 미국·유럽 임상 3상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회사에 따르면, 파트너사인 미국 리듬파마슈티컬스가 9일(현지 시각) 발표한 시상하부비만증 임상 2상 결과, 리듬의 주사 방식 치료제인 ‘세트멜라노타이드(Setmelanotide)’의 과거 임상에서의 유효성 결과와 비슷한 경향성이 확인됐다. 회사는 이달 12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미국내분비학회(ENDO)에서 이번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리듬은 지난해 7월부터 시상하부 기능이 손상돼 식욕 제어에 어려움을 겪는 12세 이상의 시상하부비만증(Hypothalamic Obesity) 환자 28명을 대상으로 약물 복용 14주차 시점 체질량 지수(BMI) 변화 값을 평가했다. 그 결과, 전 용량군에서 위약군 대비 BMI가 줄었으며, 안전성·내약성도 우수했으며 가장 흔한 이상사례는 설사, 구역질로 대부분 경미했다.
이 결과를 바탕으로 회사는 미국·유럽 규제당국과 임상 3상 설계를 비롯한 임상 허가 관련 자문 미팅은 물론, 비바멜라곤의 제형 개선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비바멜라곤은 LG화학이 자체 개발한 포만감 신호를 보내는 유전자인 ‘MC4R 작용제’다. MC4R 작용 경로에 이상이 생겨 식욕 조절이 제대로 되지 않는 희귀비만증 환자를 위한 신약 물질로, 지난해 1월 리듬에 해외 개발·판매 권리를 이전했다. 당시 선급금으로 1억 달러(한화 1372억원)을 받았다.
LG화학은 향후 판매 허가 승인·상업화에 따라 마일스톤(단계별 기술료)과 판매에 따른 별도의 로열티(경상기술료)를 받을 수 있다.
데이빗 미커(David Meeker) 리듬파마슈티컬스 대표는 “이번 결과는 비바멜라곤의 시상하부비만증 환자 치료 가능성을 제시하며, 적절한 용량 범위를 확립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손지웅 LG화학 생명과학사업본부장은 “현재 희귀비만증 분야에서 치료 선택지가 제한적이어서, 더 편리하고 효과적인 치료제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다”며 “비바멜라곤이 희귀비만증 환자들에게 보다 나은 삶을 제공하도록 적극 지원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