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정부 출연 연구기관(출연연)에서 자발적으로 퇴직한 인공지능(AI) 전문 인력이 신규 채용 인원의 34%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정년 퇴직과 계약 만료 등 비자발적 퇴직 인원까지 더하면 신규 채용 인원의 63%에 달한다. 이 추세가 이어지면 출연연의 AI 전문 인력 이탈이 가속화해 AI 강국 입지를 다지기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7일 박충권 국민의힘 의원이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과학기술 분야 출연연을 자발적으로 그만둔 AI 전문 인력은 22명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해 신규 채용한 AI 전문 인력 인원(65명)의 34%에 이르는 비율이다. AI 전문 인력은 머신러닝, 딥러닝, 자연어 처리, 컴퓨터 비전 등 AI 관련 학위를 갖고 있거나, 이와 관련된 연구 과제를 수행하는 이들을 뜻한다. 특정 임무 수행에 특화된 제한적 인공지능(ANI)은 물론이고, 범용 인공지능(AGI)이나 초인공지능(ASI)을 목표로 하는 연구 등과 관련된 인력이다. 정년 퇴직 등 비자발적 퇴직을 합한 AI 전문 인력 퇴직 인원은 지난해 41명으로, 신규 채용 인원의 63%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자발적으로 출연연을 그만둔 AI 전문 인력은 2020년 8명에서 지난해 22명으로 거의 3배로 늘었다. 같은 기간 신규 채용한 AI 전문 인력은 54명에서 65명으로 소폭 늘어난 것에 비하면 퇴직 인원이 급증한 것이다. 박충권 의원은 “AI 산업의 3대 핵심요소 중 하나가 전문 인력이므로, 정부의 AI정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출연연 AI 인력의 이탈을 줄일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대부분의 자발적 퇴사자들은 연봉을 더 많이 지급하는 민간 기업으로 이직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학들이 최근 AI 관련 학과를 잇따라 개설하면서 교수 신규 임용이 늘어난 것도 출연연 퇴직 증가와 관련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