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내수 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고 해외시장으로 적극 나서기 위해 ‘할랄(Halal·이슬람 계율에 맞춤) 인증<사진>’ 의약품을 속속 내놓고 있다. 프로바이오틱스나 콜라겐 같은 일부 건강기능 식품 위주였던 할랄 인증이 최근에는 보툴리눔 톡신과 각종 신약으로 상품군이 확대됐다.
종근당바이오는 지난달 보툴리눔 톡신 제품 ‘티엠버스(TYEMVERS)’에 대해 인도네시아에서 세계 최초로 할랄 인증을 받았다. 이슬람 율법에 따라 무슬림(이슬람 신자)이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된 것이다. 보툴리눔 톡신의 경우에는 할랄 인증을 받으려면 동물성 성분을 배제한 배지(培地·배양지)를 써야 한다. 균주도 할랄 환경에서 채취한 것만 쓸 수 있다.
대웅제약은 인도네시아에 만성 신부전 환자나 항암 환자용 빈혈 치료제 ‘에포디온’을 판매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현지 기업과 ‘대웅인피온’을 조인트 벤처로 설립하고 할랄 인증을 거친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바이오 의약품이 할랄 인증을 받으려면 이슬람에서 금지된 원료, 즉 ‘하람’ 원료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증명해야 하고, DNA나 세포주도 할랄 과정을 거쳐 생산했다는 사실을 입증해야 하는 등 과정이 무척 까다롭다”고 했다. 대웅제약은 당뇨병성 족부 궤양 치료제 ‘이지에프외용액’이 인도네시아에서 할랄 인증을 획득해 현지로 수출하고 있다.
시장조사 기관 프리시전 비즈니스 인사이트에 따르면, 글로벌 할랄 제약 시장은 현재 약 1000억달러(130조원) 규모로, 2030년엔 2500억달러(약 330조)로 커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