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ST는 자회사 앱티스와 항체·약물 접합체(ADC) 신약 후보 물질 ‘DA-3501’의 국내 임상 1상 진입을 위한 임상시험 계획 승인(IND)을 신청했다고 지난 24일 밝혔다. DA-3501은 위암, 췌장암 등에서 특이적으로 발현되는 단백질을 표적하는 후보 물질로, 위암과 췌장암 등 고난도 고형암을 겨냥한다. 동아 ST가 지난 2023년 앱티스를 인수하면서 본격적으로 뛰어든 ADC 신약 개발의 성과가 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동아ST와 항체·약물 접합체(ADC) 전문 자회사 '앱티스'는 최근 신약 후보 물질 DA-3501에 대한 임상 1상 시험 계획을 신청했다. /동아ST 제공

◇ADC 핵심 기술 보유한 앱티스

ADC는 항체에 약물을 붙인 뒤 표적 세포에 정확히 도달시켜 목표 부위에 약물을 전달하는 기술로, 암세포만을 선택적으로 공격할 수 있다. 기존 항암제 대비 치료 효능을 높이고 부작용은 줄일 수 있는 혁신 신약이다.

ADC는 항체와 약물을 접합하는 ‘링커’ 기술을 기준으로 1, 2, 3세대로 구분된다. 링커는 약물을 안정적으로 운반한 뒤 암세포 내부에서만 방출되도록 설계하는 역할을 한다. 링커의 정밀성이 ADC의 안정성과 약효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다. 1세대, 2세대 링커 기술은 부작용 위험이 높고 개발 효율성과 비용 측면에서 한계를 지녔다. 이에 비해 3세대 링커 기술은 항체 변형 없이 약물 결합 위치를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어 수요가 점점 커지는 추세다.

◇3세대 링커 보유한 앱티스

앱티스는 3세대 ADC 링커 기술인 ‘앱클릭’을 보유하고 있다. 앱클릭은 ‘위치 선택적 항체 접합’ 기술로 항체 변형 없이 약물을 특정 위치에 선택적으로 연결할 수 있는 장점을 가졌다. 혈액 속에서는 약물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다가 암세포에 도달했을 때 정확히 약물이 방출되도록 설계할 수 있는 것이다.

앱티스 측은 “특히 ADC의 독성과 약효 등의 특성은 약물이 ‘언제’, ‘어디서’ 항체로부터 떨어지는지에 따라 크게 좌우되는데, 앱클릭 기술로 이를 정밀하게 조절할 수 있다”며 “기존 ADC 보다 더 적은 양으로도 효과를 내고, 부작용은 줄일 수 있다”고 했다.

앱클릭은 생산성과 품질 면에서도 경쟁력을 높였다. 일부 경쟁사 제품은 위치 선택적 링커 접합을 위해 항체 변형 과정이 필요해 공정이 복잡해지고, 이에 따라 제조 원가가 상승한다. 이에 비해 앱클릭은 화학구조가 일정해 제조 공정이 단순하고 안정적이다. 덕분에 90% 이상의 높은 수율의 고순도 ADC 신약을 생산할 수 있다.

앱티스는 지난 3월 ADC CDMO(위탁 개발·생산) 전문 기업 우시 XDC와 차세대 ADC 치료제 개발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또 지난 5월에는 중국의 켐익스프레스와 ADC 치료제 개발을 위한 MOU를 체결해 통합 플랫폼 구축에 나섰다.

◇우주 신약 개발에도 도전

앱티스는 최근 한국보건산업진흥원 K-헬스미래추진단이 주관한 제2차 한국형 ARPA-H(보건의료고등연구계획국) 프로젝트의 ‘의료 난제 극복 우주의학 혁신 의료 기술 개발’ 과제에 선정되며 우주 신약 개발 도전에 나섰다. ARPA-H 프로젝트는 국가 보건의료 난제를 해결하는 것을 목표로 파급 효과가 큰 임무 중심형 연구개발(R&D)을 추진한다.

우주는 중력이 존재하는 지구와 달리 단백질 결정을 더욱 균일하게 만들 수 있어 우주에서 신약을 개발하면 신약 후보 물질을 고순도로 합성하기 쉽다.

앱티스는 DA-3501에 대해 우주에서 항체 생산 후 최종 화합물을 합성, 기존 물질과 동등하게 생산되는지 개념 검증(POC)하는 연구 과제를 진행한다. 회사는 이번 연구를 통해 임상까지의 시간을 단축할 수 있어 희소 질환 신약 개발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