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치료에 필수적이지만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악티늄(Ac-225), 공급이 불안정한 방사성 요오드(I-131) 등 방사성의약품을 국내에서 생산할 수 있게 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한국원자력의학원이 사이클로트론(입자 가속기) 기반의 악티늄 생산 허가를 획득해 국내 최초로 생산 기반을 마련했다고 최근 밝혔다. 한국원자력연구원도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방사성 요오드에 대한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GMP) 허가를 받았다. 악티늄과 방사성 요오드의 안정적 공급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악티늄은 신경내분비암, 전립선암 등 환자 치료에 쓰이는데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원자력의학원에 따르면 현재 악티늄의 글로벌 생산량은 67기가베크렐(G㏃)이지만 수요는 1850G㏃을 넘어선다. 원자력의학원은 방사성 라듐(Ra-226)에 양성자빔을 쏴 방사성 악티늄을 만든 뒤 화학적으로 분리해 내는 방식으로 악티늄을 생산한다. 현재로서는 한 번에 환자 3~4명에게 쓸 수 있는 1~2밀리퀴리(mCi)의 악티늄을 만들 수 있는 정도이지만, 앞으로 10~15배까지 늘리는 기술을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원자력의학원 측은 “현재 생산 허가를 받고 시설 변경 과정을 밟고 있다”며 “생산 시기는 오는 12월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했다.

갑상선암 치료에 필수적인 방사성 요오드는 최근 해외 공급이 중단되면서 치료에 차질이 생겼다. 국내 수요는 연간 1540퀴리가량으로 추산된다. 원자력연구원은 “연구용 원자로 ‘하나로’를 통해 연간 2000퀴리의 방사성 요오드를 생산할 수 있다”며 “이번 GMP 허가를 통해 국내 수요를 감당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의약품 제조사가 하나로 원자로에서 생산되는 원료로 약품을 만들고 출시하려면, 원료 사용 계획을 등록하고 허가를 받아야 한다.

과기정통부 이창윤 제1차관은 “이번 악티늄 생산 허가와 방사성 요오드 GMP 품목 허가는 핵심 동위원소 자급으로 향하는 뜻깊은 첫걸음”이라며 “정부도 생산 인프라 구축과 방사성의약품의 연구·개발(R&D) 지원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