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의료진이 세계 최초로 인간의 방광을 이식하는 수술에 성공했다. 암 치료 과정에서 방광 대부분을 잃은 남성이 방광 기능을 되찾게 되면서 약 5만명에 이르는 국내 방광암 환자들 기대도 커질 전망이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 서던캘리포니아대(USC) 의료진은 “지난 4일 세계 최초로 인체 방광 이식 수술에 성공했다”고 18일 밝혔다. 지금까지 대다수 방광 환자는 소장을 늘려 인공 방광을 만드는 수술을 받거나 소변 주머니를 착용했는데, 내출혈과 세균 감염 등 부작용이 적지 않다. 특히 소변 주머니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불편으로 환자가 이런 방식의 치료를 거부하는 경우도 많았다. 방광 환자의 존엄성을 위해 방광 이식 수술법 개발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컸다.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는 방안으로 다른 사람의 방광을 이식하는 수술이 꼽혔지만, 혈관 구조가 복잡한 골반 부위로 이식하는 수술 난도가 높아 성공한 적이 없었다. 이번 의료진은 지난 4년간 돼지, 뇌사자 등을 대상으로 수술을 시행하며 준비했다. 이를 통해 수술 기법을 정교하게 다듬은 끝에 이번 실제 방광 이식 수술에 처음으로 성공했다.
이번 수술을 받은 환자(41)는 신장 질환으로 7년 전부터 인공 투석에 의존해 왔다. 5년 전에는 신장암과 희소 방광암으로 양쪽 신장 전부와 방광 대부분을 잘라냈다. 건강한 사람의 방광은 300cc 이상 소변을 담을 수 있는 데 비해, 이 환자의 방광 용량은 30cc로 일반인의 10% 수준에 그쳤다.
의료진은 환자에게 신장과 방광을 동시에 이식하는 수술을 했다. 8시간에 걸쳐 신장과 방광을 차례로 이식한 뒤, 두 장기를 연결했다. 수술 직후 환자의 신장은 다량의 소변을 배출했고, 신장 기능도 정상화했다. 의료진은 “복잡한 사례임에도 모든 것이 계획대로 진행됐고, 수술은 성공적이었다”며 “환자 상태는 호전되고 있으며, 현재까지의 임상 경과는 만족스럽다”고 했다. 다만 이식된 방광이 장기적으로 얼마나 제대로 기능할지, 이식 장기의 거부 반응을 얼마나 억제해야 할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