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으로서 미국에서 처음으로 특허를 출원했던 것으로 밝혀진 애국지사 권도인 선생과 부인 이희경 선생의 모습./특허청

한국인으로서 미국에서 처음으로 특허를 출원한 사람은 애국지사 권도인 선생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권 선생은 1905년 노동이민으로 하와이로 이주한 이후 가구 사업으로 성공을 거뒀고, 사업활동을 통해 낸 수익을 독립운동단체 대한인국민회 등에 크게 기부한 인물이다.

특허청은 올해 광복 80년 및 발명의 날 60주년을 맞아 이 같은 내용을 담은’주요국 재외 한국인의 발명, 특허출원·등록 등에 대한 역사적 연구’결과를 15일 발표했다. 특허청은 이날 대전현충원에서 권도인 선생이 제 1호 미국 특허출원 한국인임을 새긴 비문을 새롭게 공개하고 추모식을 가졌다. 이날 행사에는 권도인 선생의 후손인 폴 아리나가씨가 함께 했다.

권도인 선생이 특허 출원해 미국에서 큰 인기를 얻었던 '대나무 커튼'의 당시 광고./특허청

권 선생은 경북 영양 출신으로 하와이 이주 후 한국인 최초로 1920년 9월 12일 미국에 ‘재봉틀 부속장치에 관한 특허’를 출원해 이듬해인 1921년 9월 27일에 등록받았다. 권 선생은 이후 ‘대나무 커튼’도 발명하여 특허로 등록했고, 이 제품이 미국에서 큰 인기를 얻어 가구 사업으로 성공을 거뒀다. 권 선생과 아내 이희경 여사는 함께 독립운동단체에 후원 및 활동을 통해 독립 운동에 나섰다. 정부는 1990년대 부부에게 각각 건국훈장과 건국포장을 추서했다.

이번 연구결과를 통해 애국지사 강영승 선생(1888∼1987)이 미국에서 특허를 등록한 발명가였다는 점도 새롭게 밝혀졌다. 강 선생은 1934년 2월 ‘식품 및 공정’이라는 명칭의 특허를 출원하여 1936년 5월 등록을 받았다.강 선생 또한 아내 강원신 여사(1887∼1977)와 함께 부부 애국지사로, 두 사람 모두 건국훈장을 받았다.

또 제 1호 미국 특허 등록 한국인은 박영로 선생인 것으로 나타났다. 박 선생은 권도인 선생의 특허보다 2일 늦은 1920년 9월 16일 ‘낚싯대(Fishing-rod)에 관한 특허’를 출원하였고, 권 선생의 특허보다 약 4개월 빠른 1921년 5월 10일 등록받았다. 박 선생 또한 재미 독립운동단체인 ‘한국통신부’ 서기로 활동한 기록이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