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 8496개를 탑재한 국가 초고성능 컴퓨터(수퍼컴퓨터) 6호기가 내년 상반기 서비스를 목표로 본격 구축된다. GPU 부족으로 차질을 빚고 있는 국내 산·학·연의 인공지능(AI) 연구·개발(R&D)에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과 휼렛 패커드 유한회사(HPE)가 수퍼컴 6호기 구축을 위해 3825억원 규모 계약을 최종 체결했다고 14일 밝혔다. 엔비디아의 최신 AI 칩 ‘GH200’을 비롯해 GPU 8496개를 탑재하는 수퍼컴 6호기의 성능은 600페타플롭스(PF·1초당 1000조번 연산 처리)다. 중앙처리장치(CPU)로만 구성된 ‘수퍼컴 5호기’의 23배에 달하는 세계 10위 이내 성능을 갖출 전망이다.

2022년부터 추진된 이 사업은 지난해 도입이 당초 목표였지만 GPU 가격 폭등과 고환율 등 영향으로 5차례 유찰됐다. 사업비도 2929억원에서 4483억원으로 50% 이상 늘었다. 정부는 수퍼컴 6호기가 과학기술 분야 AI 연구의 생산성을 대폭 높일 것으로 기대한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현재 국내에 고성능 GPU 인프라가 부족해 연구자들이 고가의 GPU를 개별 구매하거나 해외 클라우드(가상 서버) 서비스를 이용하는 실정”이라며 “대학과 정부 출연 연구 기관에 수퍼컴 6호기를 무료 이용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날 정부는 수퍼컴 6호와 별개로 연내 ‘국가 AI 컴퓨팅 센터’ 구축을 위해 엔비디아의 H200(6400개)와 B200(3600개) 등 GPU 1만개를 확보한다고 밝혔다. 7월까지 클라우드 기업(CSP)을 선정해 GPU를 구매하고, 10월부터 GPU 클라우드 서비스를 개시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