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미줄이 튼튼하고 유연한 것은 거미가 뒷다리로 거미줄을 잡아당기며 뽑아내기 때문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노스웨스턴대 교수 연구팀은 거미가 거미줄을 잡아당기며 뽑아내는 과정에서 단백질 사슬이 정렬되고 사슬 간 수소결합 수가 증가해 거미줄이 더 강하고 질겨진다고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최근 밝혔다.

거미줄은 방탄복 소재인 합성섬유 케블라에 비견될 만큼 뛰어난 강도와 탄성을 보인다. 강철보다 강하면서도 고무처럼 늘어나는 신축성도 갖췄다. 과학자들은 거미줄처럼 강하고 유연한 섬유를 만들어내기 위해 연구하고 있다. 다만 실제 거미는 어떤 방법으로 이렇게 강한 거미줄을 뽑아내는지는 제대로 규명되지 않았다.

이번 연구팀은 거미줄을 뽑아낼 때의 분자 역학을 시뮬레이션하는 모델을 만들었다. 거미줄을 잡아당기는 과정이 단백질 순서와 구조 등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살펴본 것이다. 연구진 분석에 따르면, 거미가 방적돌기에서 거미줄을 잡아당겨 늘이면서 뽑아내면 섬유 내 단백질이 일렬로 정렬됐다. 이로 인해 거미줄의 강도가 증가하고, 섬유를 구성하는 단백질 사슬 사이에 수소 결합 수도 늘어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처음에는 강도가 약하지만, 당초 길이의 6배까지 늘어나면서 매우 강해졌다”고 했다.

이어 연구팀은 실제로 인공 거미줄 섬유를 잡아당겨 늘이는 과정에서 단백질 사슬이 어떻게 늘어나고 정렬되는지 등을 실험했다. 이 결과가 시뮬레이션 예측과 일치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팀은 “거미줄은 가장 강한 유기섬유이면서 생분해되기 때문에 수술용 봉합사와 상처 봉합용 접착제 등에 사용될 수 있다”며 “방적 공정 설계를 비롯해 다양한 응용 분야에 이번 연구 결과가 활용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