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램시마’가 지난해 연 매출 1조2000억원을 기록하며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 최초의 ‘블록버스터’ 약품으로 자리매김했다. 블록버스터는 글로벌 시장에서 연 1조원 이상 매출을 올리는 약품을 말한다. 세계적으로 블록버스터 의약품은 150종 정도에 불과하다.
램시마는 존슨앤드존슨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레미케이드’의 바이오 시밀러(바이오 복제약)다. 항체 바이오 시밀러로는 세계 최초다. 성분만 분석하면 복제약을 만들기 쉬운 화학 의약품과 달리, 바이오 의약품은 살아 있는 세포를 이용하기 때문에 같은 재료를 사용해도 완전히 동일한 효능을 보이는 약품을 만들기 어렵다. 셀트리온은 2006년부터 램시마 개발에 나서 2013년 유럽의약품청(EMA), 2016년 미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았다. 2017년에는 유럽에서 52% 시장점유율을 보이며 바이오 시밀러로는 처음으로 오리지널 약의 점유율을 넘어섰다.
램시마의 성공 요인으로는 국가별 맞춤형 직접 판매(직판) 전략이 꼽힌다. 셀트리온은 미국, 유럽 등 세계 각국에 40개의 해외 법인을 설립하고, 글로벌 전역에 판매망을 구축하고 있다. 직판망 없이 해외 제약사와 파트너십을 맺을 경우 20~30% 안팎의 각종 수수료를 내야 한다. 램시마는 직판 전략을 통해 유럽 시장 점유율 60%, 미국 시장 점유율 30%를 기록하고 있다.
램시마 다음의 블록버스터 후보로는 유한양행의 폐암 치료제 ‘렉라자’, SK바이오팜의 뇌전증 치료제 ‘엑스코프리’가 거론된다. 렉라자는 지난해 8월 국내 항암제로는 처음으로 FDA 허가를 받았다. 렉라자와 존슨앤드존슨 ‘리브리반트’의 병용 요법이 경쟁 약물인 ‘타그리소’보다 치료 효능이 높다는 임상 결과를 확보한 것이다. 엑스코프리는 지난해 미국에서만 4387억원의 매출을 낸 데 이어 중남미, 한·중·일 등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이번 국산 블록버스터 1호 탄생은 한국 제약 바이오 산업 역사에서 매우 뜻깊은 이정표인 동시에 산업 전반에 큰 자신감을 갖게 하는 도약의 전환점”이라며 “2027년까지 세계 6대 제약 바이오 강국 도약의 꿈을 현실로 만들어나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