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수 KAIST 교수는 서울대 교수로 재직하면서 크리스퍼 캐스9 유전자 가위가 인간 세포에서 작동한다는 사실을 밝혔다. 그는 논문보다 특허를 먼저 출원해 국제 특허 소송에서 앞섰다./조선비즈

유전자가위 분야의 석학인 김진수 전 기초과학연구원(IBS) 유전체교정연구단장이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로 부임한다.

18일 김 교수와 KAIST에 따르면, 김 교수는 오는 3월부터 KAIST 생명과학기술대학에 정교수로 부임한다.

김 교수는 유전자가위 분야의 세계적인 석학이다. 유전자가위 기술을 세계에서 처음으로 상용화한 툴젠의 창업자이자 대표를 지냈고, 모교인 서울대 교수와 IBS 유전체교정연구단장을 지내기도 했다.

유전자가위는 DNA에서 특정 유전자를 잘라내는 기술이다. 이 기술을 이용해 식물의 유전자를 편집해 가뭄에 강한 작물을 만들 수도 있고, 난치병을 치료하는 치료제를 만들 수도 있다.

김 교수는 특허권과 연구 윤리 문제로 송사를 겪기도 했다. 정부 연구비를 지원받아 개발한 유전자가위 기술 특허를 자신이 만든 툴젠 명의로 냈다는 혐의를 받아 2020년 기소됐다.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지만 2심과 대법원에서는 일부 혐의가 인정됐고, 선고 유예를 받았다. 이후 김 교수는 IBS 단장 자리에서 물러난 뒤 국내 학계를 떠나 싱가포르국립대 교수로 지냈다.

작년 말로 선고 유예 기간이 끝나면서 김 교수는 국내 학계에 복귀했다. 김 교수는 “27년 동안 산업계와 학계를 넘나들며 사업과 연구, 교육을 병행했다”며 “다시 학계에서 새로운 여정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기후위기에 대응해 식물의 광합성 효율을 높이는 등 유전자가위 분야의 전문성을 살린 연구를 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