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그룹 창업주 일가의 경영권 분쟁이 1년여 만에 종결됐다.
한미사이언스는 13일 이사회에서 임종훈 대표이사가 사임하고, 송영숙 그룹 회장이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됐다고 공시했다. 송 회장은 고(故) 임성기 창업주의 배우자이고, 임 대표는 아들이다.
이로써 송 회장과 딸 임주현 부회장,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 사모펀드 운용사 라데팡스파트너스 등 ‘4인 연합’이 한미약품에 이어 그룹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의 경영권도 확보했다.
앞서 지난해 1월 송 회장 모녀가 상속세 납부 등을 위해 한미사이언스와 OCI 그룹의 통합을 추진하자, 임 대표와 형 임종윤 이사가 반발하면서 경영권 다툼이 촉발됐다. 지난해 3월 한미사이언스 주주총회에서 모녀가 경영권을 잃으면서 임종훈 대표 체제로 바뀌었고, 지난해 5월 송 회장은 대표직에서 해임됐다.
임종윤·임종훈 형제가 한미사이언스 경영권을 쥔 후 주가가 대폭 하락하자, 개인 최대 주주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이 지난해 7월 모녀 측과 손을 잡으면서 상황이 반전되기 시작했다.
지난해 12월 한미약품 이사회에서도 모녀와 신 회장 등 ‘4인 연합’ 측 이사가 6명이 되면서, 형제 측(이사 4명)보다 우위에 섰고, 최근에는 한미사이언스 이사회에서도 형제 측 인사가 자진 사임하면서 4인 연합 측이 다수를 차지했다.
더 이상 경영권 유지가 어려워진 임 대표가 자리에서 물러났고, 참석 이사 전원이 송회장 선임에 찬성했다. 이날 송 회장이 한미사이언스 대표로 선임돼 경영권을 되찾으면서 창업주 일가의 분쟁은 모녀 측의 승리로 막을 내리게 됐다.
물러난 임 대표는 한미사이언스 이사직은 유지한다. 그는 “대표이사직에서는 물러나지만 창업주 가족의 일원으로서 회사를 위해 더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겠다”고 했다.
한미사이언스 측은 “구체적인 지배구조 체제에 대해서는 3월 정기 주주총회 이후 공식적으로 밝힐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