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원 대한민국의학한림원 원장. 한 원장은 취임사에서 "의정갈등에 대한 고견을 듣겠다"며 "회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제안한다"고 말했다./대한민국의학한림원

한상원 대한민국의학한림원 제9대 원장이 “필수의료 붕괴의 대책을 위해 미리 대안을 제시하지 못했다는 점을 고백한다”며 “석학단체인 의학한림원의 주체적인 의견과 성원을 바라는 사람들이 있는 만큼 회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제안한다”고 말했다.

한 원장은 지난달 23일 서울성모병원 의생명산업연구원에서 열린 2025년 정기총회에서 취임사를 발표하며 이같이 말했다.

한 원장은 “며칠 후면 한국 의료계 발전사에 가장 큰 충격으로 기록될 의정 사태의 발화점이 된 의대 증원 발표가 있던 2월 6일이 온다”며 “그 와중에 뼈저리게 깨달은 사실은 의료계의 고질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는 준비되지 않았고, 정치권은 전문성이 부족했으며, 의료계는 자신의 현재와 미래를 남에게 맡기고 있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의학한림원은 ‘2020년 의정갈등에 대한 성찰과 의료공공성 강화를 중심으로 의대정원정책에 대한 심증적 분석 연구’를 수행해 2023년 제시했으나 귀담아듣지 않았다”며 “대법원 최종 판결에서도 의학한림원의 논리적 반박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누군가는 석학단체인 의학한림원의 주체적인 의견과 성원을 바라고 있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치열한 내부 토론과 동료 평가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 원장은 대한의사협회, 대한의학회,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를 비롯한 유관 기관과의 협력을 강화하겠다고도 밝혔다. 내부적으로는 부원장을 5명으로 늘려 교육, 정부, 국회, 공공기관에 의견을 전달하는 동시에 학술 활동도 지원하겠다고 했다.

한 원장은 “의학한림원은 의사협회와 더불어 의료법에 명시된 양대 단체”라며 “보건의료 정책, 의학 연구와 교육, 의료산업 발전 등 여러 분야 중 필요하지만 관심을 받지 못했거나 소외된 부분을 챙기겠다”며 “보건의료 수준을 높여 국민건강에 이바지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