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상과학 애니메이션의 한 장면 같은 이 사진은 지구 표면에서 약 400㎞ 높이에 있는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포착한 혜성 ‘C/2024-G3(ATLAS)’다. 사진은 단순해 보이는데 혜성 이름은 암호 같다. 혜성 명명법에 따른 것으로, 맨 앞의 C는 공전 주기가 매우 길거나 일정하지 않은 ‘비주기 혜성’이란 의미다. 2024는 이 혜성이 2024년에 발견됐다는 뜻이고, G는 ‘4월의 상반기’라는 의미다. 혜성 명명법에서는 1~12월을 각각 상반기(1~15일)와 하반기(16~말일)로 구분하고, 알파벳을 순서대로 붙인다. 예컨대 1월 상반기는 A, 1월 하반기는 B로 명명하는 식이다. 괄호 앞의 3은 2024년에 ‘3번째’로 발견됐다는 것이고, 괄호 안은 혜성을 발견한 주체를 말한다. 하와이대학교가 운영하는 ‘ATLAS(소행성 지구충돌 최종 경보체계)’로 이 혜성을 발견했다.
최근 이 혜성은 태양과 약 1400만㎞ 거리로 근접해 지구에서 맨눈으로 볼 수 있을 정도였다. 궤도 주기는 약 16만년으로 분석됐다. 이는 지금으로부터 약 16만 년 전, 호모 사피엔스가 아프리카에서 처음으로 나타났던 구석기 시대에도 이 혜성을 볼 수 있었다는 뜻이다.
이번 혜성을 우주에서 촬영한 인물은 NASA의 현역 최고령 우주비행사 도널드 페팃(70)이다. 지난 11일 이 사진을 X(옛 트위터)에 올린 그는 “혜성이 다가온다”며 “참으로 경이롭다”고 했다.
페팃은 2002~2003년, 2011~2012년, 작년 가을부터 현재까지 총 3회에 걸쳐 ISS 장기 체류 임무를 수행한 베테랑이다. 그가 발명한 ‘무중력 컵’은 미세중력 상태에서도 빨대 없이 음료를 마실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는 지구 밖에서 이뤄진 발명이 특허를 받은 최초 사례다.
오른쪽 사진도 페팃이 촬영한 작품이다. 그가 지난 14일 X에 올린 이 사진에는 우주 먼지와 입자에 태양광이 반사돼 나타나는 빛(황도광), 떠오르는 태양의 강렬한 빛, 지구 궤도를 도는 군집 위성 ‘스타링크’의 자취, 지구의 야경 등이 담겨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