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근당 효종연구소 연구원들이 신약 관련 연구를 하고 있다. 종근당은 세포·유전자 치료제(CGT)와 항체·약물 접합체(ADC) 신약을 개발하고 있다. /종근당 제공

종근당이 세포·유전자 치료제(CGT)와 항체·약물 접합체(ADC) 등으로 범주를 대폭 확대하며 신약 개발 속도를 높이고 있다. 세상에 없던 신약(First-in-class)과 미충족 수요(Unmet needs) 의약품을 출시한다는 목표로 연구·개발(R&D)을 본격화했다.

◇폭넓은 신약 파이프라인 확보

종근당은 이상지질혈증 등 만성 질환은 물론이고 암과 같은 난치성 질환까지 폭넓은 신약 파이프라인으로 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 나섰다. 이상지질혈증 치료제로 개발 중인 CKD-508은 콜레스테롤에스테르 전이단백질(CETP)의 활성을 억제해 저밀도 콜레스테롤(LDL-C) 수치를 낮추고, 고밀도 콜레스테롤(HDL-C) 수치를 높여주는 기전의 신약 후보 물질이다. 종근당 효종연구소에서 진행한 비임상 실험에서 이상지질혈증의 주요 지표인 아포단백질이 현저하게 감소하는 등 효능을 확인했다. 종근당 관계자는 “CKD-508은 1세대 CETP 저해제의 문제점을 극복했고, 저용량에서도 약효가 기대되는 혁신적인 2세대 약물”이라며 “신약 개발에 성공할 경우 이상지질혈증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옵션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종근당은 미국 FDA에서 CKD-508의 임상 1상을 승인받아 안전성과 효능을 확인하는 한편, 임상 2상을 위한 최적 용량을 탐색할 예정이다.

현재 비소세포폐암을 적응증으로 개발 중인 CKD-702는 항암이중항체 바이오 신약이다. CKD-702는 암의 성장과 증식에 작용하는 상피세포성장인자 수용체(EGFR)와 간세포성장인자 수용체(c-Met)에 동시에 결합해 두 수용체의 분해를 유도하고 암세포 증식을 억제한다. 또한 면역세포가 암세포에 살상 기능을 발휘하도록 돕는 항체 의존성 세포 독성을 일으키는 작용 기전을 갖고 있다. 표적항암제의 내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바이오 신약으로 기대를 모으는 이유다. 종근당은 “CKD-702의 임상 1상 Part 2를 진행 중”이라며 “향후 다양한 암으로 적용 범위를 확대하는 연구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ADC 항암제·세포 유전자 치료제

종근당이 개발 중인 CKD-703은 간세포성장인자 수용체를 타깃으로 하는 항체·약물 접합체(ADC)다. 종근당이 자체 개발한 c-Met 항체에 지난해 네덜란드 바이오 기업 시나픽스에서 도입한 차세대 ADC 플랫폼 기술을 활용해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c-Met의 하위 신호를 저해하는 동시에 세포 독성 약물을 암세포로 전달해 암세포 사멸을 유도한다.

종근당은 세포·유전자 치료제(CGT) 개발에도 집중하고 있다. 이를 위해 CGT 위탁 개발 생산(CDMO) 및 차세대 줄기세포 치료제 개발 기업 이엔셀과 전략적 투자와 CGT 공동 연구를 위한 양해 각서(MOU)를 체결했다. 서울성모병원에는 유전자 치료제 연구 센터 ‘Gen2C’를 개소하고 기존의 방법들로 치료제 개발이 어려웠던 타깃의 희소·난치성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연구 및 임상 시험과 관련해 산학연 협력과 교류를 강화하고, 국내외 기업들과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한 공동 개발도 진행하겠다는 전략이다.

연구·개발에 관한 종근당의 과감한 전략은 지난해 11월 글로벌 제약 기업에 혁신 신약 후보 물질을 역대 최대 규모로 기술 수출하는 성과로 이어졌다. 저분자 화합 물질 히스톤탈아세틸화효소6(HDAC6) 억제제 CKD-510의 개발과 상업화에 대해 13억500만달러(약 1조7300억원) 규모의 기술 수출 계약을 체결한 것이다. CKD-510은 종근당이 연구·개발한 신약 후보 물질로, 선택성이 높은 비히드록삼산(NHA) 플랫폼 기술이 적용된 HDAC6 억제제다. 전임상 연구에서 심혈관 질환 등 여러 HDAC6 관련 질환에서 효능이 확인됐다. 종근당은 “유럽과 미국에서 진행한 임상 1상에서 안전성과 내약성을 입증받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