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연구소 연구원들이 신약 개발을 위한 연구를 하고 있다. 보령은 최근 1년 6개월여 동안 당뇨 치료제 9종을 출시했고, 올 상반기에는 전년 대비 677%에 달하는 매출 성과를 냈다./보령 제공

당뇨병은 방치하면 만성 신부전과 뇌졸중 등 합병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고, 완치도 매우 어려운 질병이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30세 이상 한국인의 당뇨병 유병률은 11.3%에 이른다. 30세 남녀 10명 가운데 1명은 당뇨를 앓고 있다는 의미다.

이처럼 대표적 만성질환으로 꼽는 당뇨병 치료를 위해 보령이 적극 나서고 있다. 보령은 최근 1년 6개월여 동안 당뇨 치료제 9종을 출시했고, 올 상반기에는 전년 대비 677%에 달하는 매출 성과를 냈다. 고혈압·고지혈증 등 만성질환 시장을 개척한 경험을 바탕으로 당뇨 치료제 시장을 공략한 결과다. 당뇨병 치료 최신 트렌드를 포착해 제품을 개발·출시한 보령이 환자들에게 최적의 치료 옵션을 제공해 호응을 이끌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뇨 개량 신약 개발

메트포르민은 당뇨병 치료용 대표 약물로 꼽힌다. 당뇨병 초기에 단독으로 주로 처방되는데, 당화혈색소가 일정 기준 이하로 떨어지지 않는 등 효과가 부족할 경우에 추가로 약물을 투여한다. 이때 사용하는 약제가 DPP-4 억제제, SGLT-2 억제제, TZD(티아졸리딘디온) 등이다. 기존 임상 현장에서는 이 같은 병용 요법 때 DPP-4 억제제가 주로 처방돼 왔다. 2006년 허가 이후 장기간 투약 데이터를 구축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최근 국내외 당뇨병 치료 가이드 라인에서 심혈관 질환에 대한 이점까지 고려한 약물 선택을 권고하면서 상황이 바뀌고 있다. 특히 SGLT-2 억제제의 심혈관 및 신장 질환 예방 효과에 관한 연구 결과가 잇따라 발표되면서 당뇨 치료의 새로운 옵션으로 조명받았다. 보령이 SGLT-2 억제제 ‘트루다파(성분명 다파글리플로진)’를 출시한 배경이다. 보령은 지난해 4월 ‘트루버디(다파글리플로진+피오글리타존)’도 시장에 선보였다. 트루버디는 SGLT-2 억제제에 TZD를 더한 복합제로, 보령이 세계 최초 조합으로 개발한 개량 신약이다. TZD는 내장 지방의 감소와 인슐린 저항성 개선 등 장점이 있지만 몸이 붓는 부작용이 있다. 이에 비해 SGLT-2 억제제는 체중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다. 이와 같은 두 약제를 더해 부작용을 상쇄하고 치료 효과를 높인 치료제가 트루버디다.

◇”최적의 치료 옵션 제공”

트루버디는 뛰어난 효능에 영업·마케팅 지원을 받으면서 해당 제제 시장에서 처방액 1위를 달성했다. 보령은 “SGLT-2 억제제·TZD 복합제의 국내 시장 규모가 약 50억원인데 트루버디가 40억원 이상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트루다파 제품군(트루다파+트루다파엠) 또한 지난해 출시 이후 누적 처방액 120억원 수준을 달성, 다파글리플로진 성분 제네릭 시장에서 1위를 지키고 있다. 보령 관계자는 “이미 형성된 DPP-4 억제제 시장에 집중하기보다 환자들에게 최적의 치료 옵션을 제공하기 위해 제품을 개발하고 처방 트렌드를 주도하는 중”이라며 “보령은 SGLT-2 억제제와 관련한 약 1만례 규모의 관찰 연구와 안전성 모니터링을 진행하고 의사 대상 심포지엄도 활발히 이어오고 있다”고 했다. 이를 통해 학술적 근거에 기반한 마케팅은 물론이고 임상 현장에서 처방 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이다.

보령은 복용 편의성과 동반 질환에 대한 부가적인 효과를 내는 다양한 당뇨병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고혈압 국산 신약 ‘카나브’를 개발한 경험과 연구 노하우를 토대로 고혈압과 당뇨병을 한 번에 치료할 수 있는 복합제를 내놓겠다는 것이다. 보령은 향후 5년 안에 경구용 당뇨병 치료제 시장에서 톱 5에 진입한다는 목표다. 성백민 보령 Rx마케팅 본부장은 “보령은 트루버디와 트루다파 등 주력 제품을 통해 처방 트렌드를 개척하며 당뇨병 시장의 새로운 강자로 부상하고 있다”며 “국민 건강 증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연구 개발 및 마케팅 역량을 집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