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학기술원(KAIST) 연구진이 이미지의 세부적인 변화를 파악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기술인 'STL'을 개발했다. 자율주행이나 의료영상 분석에 활용할 수 있다./한국과학기술원

국내 연구진이 이미지의 세부적인 변화를 포착하는 인공지능(AI)을 개발했다. 자율주행이나 의료 영상 분석처럼 높은 정확도를 요구하는 영상 분석에 활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김준모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기및전자공학부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은 인간의 인지 방식을 모방해 영상 변화를 이해하는 AI 기술을 개발했다고 13일 밝혔다.

컴퓨터 비전은 인간의 시각 기능을 모사해 AI가 스스로 이미지를 평가하고 예측하는 기술이다. 컴퓨터 비전은 주로 이미지를 일부 변환한 데이터를 학습시켜 만든다. 하지만 이 경우 AI가 세부적인 변화를 놓쳐 성능이 떨어지는 한계가 있다. 도로의 세부적인 변화를 파악해야 하는 자율주행 같은 응용 분야에서 활용도가 떨어진다는 의미다.

연구진은 AI가 스스로 이미지의 변환을 학습하는 데 특화한 ‘STL’을 개발했다. 서로 다른 변환이 이뤄진 이미지를 유사하다고 판단하는 문제를 해결하면서도 원본 이미지와 변화 이미지를 구분하는 민감도를 높이는 방식이다. 마치 사람이 숨은그림찾기를 하듯이 AI가 이미지 속에서 바뀐 부분을 찾아내 학습하는 것이다.

STL은 기존 AI 대비 성능이 42% 가량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지를 구분하고 변환된 부분을 찾는 실험에서 기존 AI보다 낮은 오차율을 보였다. 변환된 이미지와 원본의 관계를 파악하는 능력과 어떤 방식의 변화가 적용됐는지 구분하는 평가에서도 우수한 성능을 확인했다.

김준모 교수는 “STL은 복잡한 변환 패턴을 학습하고 이를 표현 공간에서 효과적으로 반영하는 능력을 보여줬다”며 “인간이 정보를 주지 않아도 변환 정보를 학습할 수 있어 다양한 응용 분야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대회인 ‘신경정보처리 시스템학회(NeurIPS) 2024′에서 지난 11일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