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이 미국 3대 처방약급여관리업체(PBM)가 운영하는 6개의 공·사보험과 자가면역질환 치료제인 짐펜트라(성분명 인플릭시맙)에 대한 등재 계약을 체결했다고 29일 밝혔다. 이번 계약으로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인 미국 보험 시장의 90% 이상을 확보하게 됐다.
짐펜트라는 미국 얀센이 개발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레미케이드의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인 렘시마를 자가 투여할 수 있는 피하주사 제형으로 개발된 제품이다. 램시마의 제형을 IV(정맥주사)제형에서 SC(피하주사)제형으로 바꿔 지난 3월 미국에 출시했다. 짐펜트라는 세계 유일한 SC제형 인플릭시맙 치료제다.
셀트리온은 이번 계약으로 미국 의약품 처방 시장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3대 PBM의 공·사보험 시장 전체를 확보하며 짐펜트라의 처방이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3월 짐펜트라가 미국에 출시된 지 약 15일 만에 3대 PBM 중 하나인 익스프레스 스크립츠(ESI)와 등재 계약을 맺은 데 이어, 지난 7월 또 다른 대형 PBM 한 곳과도 등재 계약을 맺었다. 8월에는 나머지 한 곳과 공보험 등재 계약을 체결했다.
PBM은 미국 의료보험시장에서 의약품 유통의 핵심 역할을 하는 처방약 관리업무 대행업체다. 미국 의약품 시장에서는 대형 PBM과 계약을 맺는 게 의약품 매출과 시장 점유율 확대의 주효한 열쇠다.
현재까지 3대 PBM을 포함해 미국 전역에서 짐펜트라 계약이 완료된 중대형·소형 PBM과 보험사는 총 30곳에 달한다. 이들 기관을 모두 합치면 미국 보험 시장의 90%가 넘는 규모다. 짐펜트라 미국 출시 반 년 만에 이미 미국 처방 시장 대부분을 확보한 것이다. 셀트리온은 남은 중대형 이하 규모의 PBM과 보험사와의 등재 협상 속도도 더욱 빨라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처럼 셀트리온이 미국 보험 시장을 빠르게 확보한 데에는 짐펜트라가 세계 유일한 SC제형의 인플릭시맙 치료제로 출시됐다는 게 주효했다. 20년간 의료 현장에서 사용되며 치료 효능·안전성이 입증된 인플릭시맙을 투약 편의성까지 개선하면서다. 상대적으로 병원 접근성이 떨어지는 미국 시장의 특성상 정기적인 병원 방문 없이 어디서든 간편하게 자가투여가 가능해, 미국의 환자·의료진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미국에서 염증성 장질환(IBD)의 대표적인 질병인 궤양성 대장염(UC)과 크론병(CD) 환자 중 바이오 의약품으로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 수는 약 46만명에 달한다.
지난달 유튜브로 시작된 짐펜트라 미디어 광고가 이달에는 TV로도 송출돼 미국 전역에서 제품 브랜드 인지도도 높아지고 있다. 다음 달부터는 미국 전역 500개 병원에서도 미디어 광고가 공개될 예정이다. 셀트리온은 이로써 보험사(Payer), 처방의(Provider), 환자(Patient) 등 의약품 처방 시장에서 핵심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3P’ 이해관계자 모두를 공략했다고 설명했다.
매출 성장세도 빠르다. 짐펜트라의 올해 예상 매출은 2500억원, 내년은 1조원이다. 셀트리온은 짐펜트라가 내년 1조원을 달성할 경우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에서 개발한 신약 가운데 최초로 연 매출 1조원을 넘어서는 ‘대한민국 1호 블록버스터 제품’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토마스 누스비켈(Thomas Nusbickel) 미국 법인 최고상업책임자(CCO)는 “짐펜트라의 지속 가능한 매출 확대를 위해 출시 초기부터 PBM과의 협상에 많은 공을 들였고, 그 결과로 출시 7개월여 만에 미국 3대 PBM에서 관할하는 공·사보험을 모두 확보할 수 있었다”며 “짐펜트라의 차별화된 제품 경쟁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성과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