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도 아키히토 일본 고베대 교수가 27일 한국생물공학회가 주최한 추계학술발표대회 및 국제심포지엄 기조 강연에서 “바이오테크의 인프라를 갖추는 데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며 “한국도 바이오파운드리 구축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했다./한국과학기자협회

합성생물학 분야의 세계적 석학으로 꼽히는 곤도 아키히코 일본 고베대 교수가 한국도 ‘바이오파운드리’ 구축을 서둘러야 한다고 조언했다. 합성생물학(synthetic biology)은 인공세포, 유전자, 단백질 등을 설계·제작·합성하는 학문·기술을 뜻한다. 이를 로봇과 AI(인공지능)로 빠른 순환 공정으로 구현한 것이 바이오파운드리(biofoundry)다.

곤도 교수는 27일 한국생물공학회가 주최한 추계학술발표대회 및 국제심포지엄 기조 강연에서 “바이오테크의 인프라를 갖추는 데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며 “한국도 바이오파운드리 구축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했다. 설계대로 반도체를 대량 생산하는 반도체 파운드리처럼 인공세포 등을 대량으로 만들어내 바이오파운드리로 ‘바이오 혁명’을 앞당겨야 한다는 것이다.

곤도 교수는 “바이오테크 시장 규모가 2030년에는 4조달러(약 5200조원)까지 달할 것”이라며 “바이오파운드리가 성장을 이끌 것”이라고 했다. 그는 목표 화합물을 생산하는 인공 유전자를 설계하는 방법과 프로그램, 10만 개 이상의 염기 서열을 합성할 수 있는 유전체 합성 기술, 대사물질을 고속으로 분석할 수 있는 자동화 시스템 등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원하는 화합물을 높은 효율로 생산하는 ‘스마트 세포’를 만들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그는 스마트 세포를 대량 생산하기 위해 일본 고베시에 통합 바이오파운드리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했다.

곤도 교수는 바이오파운드리가 제약·에너지·화학·농업 등 바이오 관련 다양한 분야에 막대한 산업 경제적 파급 효과를 낼 것으로 전망했다.

‘국가 생명공학·바이오 제조 이니셔티브’를 발표한 미국 정부도 바이오파운드리로 날개를 다는 합성생물학이 10년 내 기존 제조업의 3분의 1(30조달러·약 4경원) 이상을 대체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약 10년 전에 아시아에서 가장 먼저 바이오파운드리 구축에 나선 일본은 지난해 6월 바이오 제조를 국가과학기술의 우선 분야로 설정하고, 이산화탄소와 폐기물을 활용한 화학물질과 에너지 생산 등 바이오 제조 관련 프로젝트에 예산 4700억엔(약 4조3000억원)을 배정했다.

한국은 올해 초 ‘바이오파운드리 인프라 및 활용기반 구축사업’의 예비타당성 조사를 마치고, 내년부터 5년간 1263억원이 투입하기로 했다. 다만 당초 계획의 절반 이하로 예산 규모가 대폭 줄어 미국, 일본, 중국, 유럽과 경쟁에 밀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