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교토대 부속병원은 최근 췌도세포를 사각 시트 형태로 가공해 당뇨 환자 복부 피하에 이식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췌도는 인슐린 분비 등과 관련된 췌장 세포의 군집을 말한다. 임상은 내년에 예정됐다. 근육통 완화용으로 붙이는 파스처럼 얇은 췌도세포 시트 여러 장을 이식해 당뇨를 근본적으로 치료하겠다는 것이다. 많게는 하루 서너 차례 이상 인슐린 주사를 맞는 당뇨 환자들의 삶의 질을 대폭 끌어올릴 치료법으로 주목받는 이유다. 세계적으로 5억 명 이상으로 추정되는 당뇨 환자는 2030년 6억 명을 넘어서고, 2050년에는 최대 13억 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도 30세 이상 성인의 당뇨 발병 비율이 11%에 이를 정도로 당뇨로 고통받는 이들이 많다. 이처럼 세계 곳곳에서 급증하는 당뇨 환자들을 위한 새로운 치료 기술이 개발되고 있다. 줄기세포를 이용한 이식 치료법과, 인슐린 분비 호르몬 역할을 대신하는 치료제가 잇따라 나오면서 당뇨 정복에 대한 기대도 커질 전망이다.
◇인슐린 주사 대체할 췌도세포 이식
당뇨는 면역 체계 이상으로 인슐린을 생산하지 못하는 제1형 당뇨와, 인슐린은 분비되지만 혈당 조절이 제대로 되지 않는 제2형 당뇨로 구분된다. 1형 당뇨는 어릴 때 발병하는 경우가 많고 지속적인 인슐린 투약 외에는 별다른 치료법이 없는 난치병이다. 2형 당뇨는 주로 노화, 비만, 유전, 식습관 등에 의해 발병하고 운동과 음식 개선 등으로 혈당 조절이 일부 가능하다.
교토대 부속병원의 이번 치료법은 1형 당뇨병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다. 유도만능 줄기세포(iPS)로 만든 췌도 세포를 얇은 사각 시트 형태로 가공해 복부 피하에 여러 장 이식하는 방식이다. 교토대 측은 내년 임상을 시작하고 2030년 실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스위스 바이오 기업 CRISPR 테라퓨틱스는 유전자 편집기술(크리스퍼 유전자 가위)을 적용한 1형 당뇨병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특정 유전자를 변형해 이식한 췌도 세포가 면역 부작용을 일으키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임상 1상을 준비 중이다.
◇먹는 당뇨 신약 개발 잇따른다
전체 당뇨 환자의 약 90%를 차지하는 2형 당뇨 환자들은 GLP(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계열의 당뇨 치료제에 대한 기대가 크다. 이는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고 글루카곤 분비를 억제하는 GLP-1 호르몬 기능을 하는 치료제로, 덴마크 노보노디스크의 ‘오젬픽’과 미국 일라이릴리의 ‘마운자로’가 대표적이다. 투약 주기가 현재는 주 1회인데 월 1회로 늘리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6개월 또는 1년에 한 번 투약하는 식으로 효능과 편의성을 높여간다는 목표다.
먹는 형태로 인슐린을 주입하는 기술도 개발되고 있다. 호주 로열 멜버른 공과대 연구진은 위에서 분해되지 않는 나노물질 속에 인슐린을 넣는 데 성공했다. 위산에 쉽게 파괴되고 장 점막에서도 흡수가 되지 않아 입으로 넣을 수 없었던 인슐린을 알약 형태로 투약한다는 시도다. 연구진은 내년에 인체 대상 임상시험에 들어간다.
국내 제약사들도 2형 당뇨 신약을 개발 중이다. 현대약품은 GPR40 수용체를 활성화해 인슐린 분비를 유도하는 방식으로 혈당을 조절하는 당뇨 치료제 개발에 나섰다. 지난 4월 식약처는 현대약품의 당뇨 치료제 신약 후보물에 대한 2상 임상을 승인했다. GPR40 수용체를 타깃으로 한 당뇨 치료제는 세계적으로도 아직 개발되지 않아 주목받는다. 일동제약의 신약 연구개발(R&D) 자회사는 GLP-1 계열 당뇨 치료제를 경구용(먹는 약)으로 개발할 계획이다.
이 밖에도 국내외 제약 바이오 기업들이 GLP-1과 GIP(위 억제 펩타이드) 등 여러 수용체에 동시에 작용하는 이중·삼중 작용제를 당뇨 신약으로 개발하기 위해 임상 시험 중이다. 최성희 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는 “당뇨 환자가 고령화로 늘고 있는데, 최근에는 젊은 층에서도 발병 증가세가 뚜렷하다”며 “당뇨 치료를 위한 신약 개발과 더불어 식습관 개선 등 생활 변화를 유도하는 다양한 치료 기술에 대한 연구도 많아지고 있다”고 했다.
☞제1형 당뇨병, 제2형 당뇨병
제1형 당뇨병은 췌장의 세포가 공격받아 인슐린을 생산하지 못하는, 면역 체계 관련 질병이다. 어릴 때 발병하는 경우가 많고 인슐린 주사가 필수 치료법으로 꼽힌다. 이에 비해 2형 당뇨는 인슐린은 분비되지만 혈당 조절이 제대로 되지 않는 질병이다. 주로 비만, 유전, 식습관 등에 의해 발병한다. 전체 당뇨 환자의 약 90%가 2형 당뇨 환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