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체에 서식하는 미생물 군집은 소화나 면역 체계, 대사 기능에 관여한다는 근거가 속속 발견되고 있다. 그만큼 건강에 미생물이 중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최근 미생물 군집의 주요 공급원인 식품에서 발견되는 세균이나 곰팡이를 정리한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탈리아 트렌토대 연구진은 김치나 사우어크라우트 같은 발효 식품과 신선한 고기, 생선, 과일과 같은 비발효 식품 2533가지에서 들어있는 미생물을 분석한 결과를 지난 29일 발표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셀’에 이날 게재됐다.
연구진은 식품에 들어있는 유전 물질을 추출하고 분석해 총 1만899개의 미생물을 식별했다. 이를 분류한 결과 세균은 1036종, 곰팡이는 108종이었다. 이 중 절반은 지금껏 발견한 적이 없었던 새로운 미생물이었다.
같은 유형의 식품은 포함된 미생물 종류나 분포도 비슷했다. 예를 들어 네덜란드의 블루 치즈와 이탈리아의 모차렐라 치즈에는 젖산을 생성하는 세균이 발견됐다. 커피나 콤부차에서 발견된 미생물은 알코올 음료 속 미생물과 비슷했다.
연구진은 식품에서 유래한 미생물이 인체에 얼마나 남아있는지도 비교했다. 성인은 음식 관련 미생물이 총 미생물 군집의 3%를 차지했고, 어린이는 8%, 유아는 50% 이상이었다. 신체 내 미생물 군집이 모두 음식에서 유래한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연구를 이끈 니콜라 세가타 트렌토대 교수는 “이번 연구는 식품 내 미생물을 조사한 연구 결과 중 가장 큰 규모”라며 “이를 바탕으로 식품의 품질이나 안전성을 더 잘 이해하고 예측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참고 자료
Cell(2024), DOI: http://dx.doi.org/10.1016/j.cell.2024.07.0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