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20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를 비공개 면담을 가진 사실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자 의료계 내부에선 “박 위원장이 또다시 여론전에 이용당했다”, “두 사람의 만남이 의정갈등을 풀기엔 역부족”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6일 의료계에 따르면, 박 위원장은 지난 20일 서울 모처에서 1시간 반쯤 한 대표와 면담하며 의정 갈등 해법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는 내과 의사인 박은식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도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위원장은 “사태 해결을 위해 한동훈 대표가 역할을 해달라”고 요청했지만, 한 대표는 “2025학년도 의대 증원은 되돌리기 어렵다”는 취지로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면담은 합의 하에 비공개로 진행됐지만, 25일 언론을 통해 공개됐다. 박 위원장은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비공개로 상호 합의된 만남을 일방적으로 언론에 흘려 다소 유감”이라며 “국민의힘 측에서 부러 (면담 사실을) 공개한 것은 결국 한동훈 당대표의 결심과 의지의 표명이라고 생각한다.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을 설득해달라”고 했다.
이를 두고 의료계에선 박 위원장이 괜히 면담에 나섰다는 비판적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 수도권 대학병원 교수는 “다시 전공의들이 정치권에 이용된 것 같다”며 “비공개로 만난 것도 이해가 되지 않지만, 그걸 그쪽(국민의힘)에서 먼저 흘렸으니 지금 상황에서 전향적인 변화를 기대하긴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의대 증원 관련 소송을 담당하는 이병철 변호사(법무법인 찬종)도 “박 위원장이 참고인 조사를 위해 경찰에 출석하기 전날 한 대표를 만났던데, 이것부터 내부에선 의심을 할 수밖에 없다”며 “한동훈 대표만 만날 게 아니라 이재명 대표도 만나야 외부에서 볼 때 이상하지 않다”고 말했다.
대전협은 여전히 복귀 조건으로 7개 요구안을 내걸고 있다. 필수 의료 패키지와 의대 2000명 증원 전면 백지화, 의사 수급 추계 기구 설치, 수련병원 전문의 인력 채용 확대, 불가항력 의료사고 부담 완화,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 부당한 명령 전면 철회 및 사과, 업무개시명령 폐지 등이다.
한편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장은 이날 오후부터 정부가 요구사항을 들어줄 때까지 단식농성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