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화면에서 직접 배터리를 충전할 수 있는 기술이 나왔다. 국내 연구진이 투명한 태양전지를 이용해 건물, 자동차, 모바일 기기의 유리에서 직접 에너지를 공급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서관용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에너지화학공학과 교수 연구진은 유리처럼 무색투명한 특성을 유지하면서도 높은 효율을 지닌 새로운 형태의 투명 태양전지와 모듈을 개발했다고 20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미 국립과학원회보(PNAS)’에 지난 7일 공개됐다.
연구진은 금속 와이어를 사용하지 않고 소자 간 간격을 없앤 ‘연결 부위가 보이지 않는 모듈화(Seamless modularization)’ 기술을 개발했다. 소자 간 간격과 불투명한 금속 와이어로 투명 태양전지의 미관이 손상되는 문제를 해결한 것이다. 또 태양전지의 모든 구성 요소를 후면에 배치하는 ‘후면전극형’ 디자인을 도입해 무색 투명성을 확보했다.
개발한 16㎠(제곱센티미터) 크기의 투명 태양전지 모듈은 단일 소자와 비슷한 심미성을 유지했다. 동시에 투과도 20%에서 14.7%의 높은 효율을 보였다. 투명 태양전지가 필수적으로 갖춰야 할 심미성과 높은 효율을 달성한 것이다.
연구진은 투명 태양전지 모듈을 활용해 자연 태양광으로 스마트폰을 충전하는 데 성공했다. 소형 모바일 기기 화면을 에너지 공급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한 것이다.
연구의 공동 제1저자인 박정환 UNIST 박사후연구원과 이강민 연구조교수는 “새로운 소자 구조를 설계해 기존 태양전지 모듈화 방식의 미적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했다”며 “투명 실리콘 태양전지를 건물과 자동차 유리뿐만 아니라 소형 디바이스와 같은 다양한 산업 분야에 적용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서관용 교수는 “투명 실리콘 태양전지를 상용화하기 위해서 필수적인 모듈화 연구의 새로운 길을 열었다”며 “투명 태양전지가 친환경 미래 에너지 산업 핵심 기술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추가 연구를 지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참고 자료
PNAS(2024), DOI: https://doi.org/10.1073/pnas.2404684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