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화학연구원 화학공정연구본부 연구팀이 독성 가스인 포스겐을 사용하지 않고 폴리우레탄 원료를 만드는 공정을 개발했다./한국화학연구원

국내 연구진이 독성 가스인 포스겐을 사용하지 않고 일상생활에 널리 쓰이는 폴리우레탄의 원료인 MDI(메틸렌 디페닐 디이소시아네이트)를 만드는 기술을 개발했다.

한국화학연구원 화학공정연구본부의 이진희 책임연구원, 안진주 선임연구원, 박지훈 책임연구원 연구팀은 이산화탄소를 원료로 사용하는 새로운 MDI 제조 촉매와 공정을 개발했다고 19일 밝혔다.

폴리우레탄은 폴리올과 이소시아네이트라는 2가지 원료를 반응시킬 때 거품처럼 부풀어 오르며 굳는 플라스틱의 일종이다. 밀도를 조절해 딱딱하거나 부드럽게 만들 수 있어 다양한 곳에 사용한다. 놀이터 바닥재, 자동차 내장재, 매트리스 등이 대표적이다.

이소시아네이트는 TDI와 MDI로 나뉘는데, MDI는 딱딱한 경질폼부터 말랑한 연질폼까지 두루 사용된다. 문제는 MDI 제조 과정에서 독성 가스인 포스겐이 사용된다는 점이다. 포스겐은 2016년에 국내에서 누출 사고가 발생해 사망자가 발생하기도 한 독성 물질이다. 산업계는 포스겐을 사용하지 않은 이소시아네이트가 앞으로 시장을 이끌 것이라고 보고 관련 기술 개발에 한창이다.

연구팀은 포스겐 대신 이산화탄소를 활용한 새로운 MDI 제조 공정과 팔라듐-이산화티타늄 촉매를 개발해 MDI 생산 효율을 크게 높였다. 메탄과 이산화탄소를 반응시켜 일산화탄소와 수소가 섞인 합성가스를 먼저 만들었다. 합성가스 속 수소는 MDI 제조 첫 단계인 아닐린 제조에 쓰이고, 남은 일산화탄소는 포스겐 처리 대신 쓰인다. 이렇게 이산화탄소 배출과 독성가스 사용을 모두 줄이거나 없애는 데 성공한 것이다.

연구팀은 새로운 촉매도 개발해 포스겐 처리에 비해 새로운 공정의 효율이 낮은 문제도 해결했다. 새로운 공법은 기존 포스겐 사용 공정에 비해 이산화탄소 발생량이 16.1% 감소하고, 인체 독성 영향은 22.8% 감소했다.

이영국 화학연 원장은 “유해 가스 사용을 줄이고 이산화탄소 전환을 통한 폴리우레탄 핵심원료 제조 기술 확보로 향후 국내 석유화학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참고 자료

Chemical Engineering Journal(2024), DOI : https://doi.org/10.1016/j.cej.2024.153012

Green Chemistry(2024), DOI : https://doi.org/10.1039/D4GC01045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