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 선풍기를 눕혀 놓고 돌리는 듯한 이 장면은 ‘초소형 무인항공기(MAV·Micro Aerial Vehicles)’를 띄우는 모습이다. 중국 베이징 항공항천대 등 공동 연구진이 개발한 이 드론은 회전 날개 길이가 20㎝이고, 무게도 4.21g에 불과해 손바닥만 하다. 한 장 무게가 4.7g인 A4 용지를 접어 만든 ‘종이 비행기’보다 가벼운 셈이다.
연구진이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최근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이번 초소형 무인기는 태양광을 동력으로 사용해 약 1시간 비행에 성공했다. 태양광 초소형 무인기의 기존 최장 비행 기록은 10분이었는데, 이를 훌쩍 뛰어넘은 것이다. 비결은 초경량인 데다 전력 대비 양력(揚力·뜨는 힘) 효율을 대폭 끌어올린 데 있다.
연구진은 “에너지 전환 효율이 30% 이상인 갈륨비소 박막으로 태양광 패널을 제작했다”며 “실리콘 박막의 기존 태양광 패널보다 효율이 뛰어나다”고 밝혔다.
이렇게 만든 태양광 패널을 회전 날개 위에 붙이지 않고, 몸체 아래에 장착한 점도 에너지 효율을 더욱 높이는 데 한몫했다. 회전하는 날개 상단에 패널을 붙였을 때보다 안정적으로 태양광을 받고 에너지 효율도 높았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이번 무인기를 ‘쿨롱플라이(CoulombFly)’로 이름 붙인 이유에 대해 “전하들의 인력과 반발력에 의해 작동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전하 측정의 단위를 의미하는 용어 ‘쿨롱’으로 무인기를 명명해 낮은 전력으로도 장시간 비행할 수 있다는 뜻을 담은 것이다. 이들은 “이번 초경량 무인기는 시제품이므로 상용화하려면 2~3년은 더 걸릴 것”이라며 “거기까지 이르려면 아직 많이 남은 기술적 난관을 극복해야 한다”고 했다.
이번 논문에서 연구진은 쿨롱플라이보다 훨씬 작은 무인기 시제품도 공개했다. 날개 길이 1㎝에 질량 10㎎으로 동전보다 작은 무인기를 선보인 것이다. 이를 24시간 비행 가능한 수준으로 에너지 효율을 높이면 감시, 정찰 용도로 광범위하게 쓰일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