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 다산과학기지가 위치한 스발바르 제도에서 채집한 나도수영. 비타민C가 풍부하고 새콤해서 샐러드로 먹을 수 있는 식물이다./극지연구소

극지연구소는 북극 식물 13종에 대한 유전체 분석에 성공했다고 24일 밝혔다.

이유경 극지연구소 책임연구원 연구팀과 김준 충남대 교수 연구팀은 북극 다산과학기지가 위치한 스발바르 제도에서 채집한 대표 식물들을 대상으로 유전체 분석을 진행했다. 연구 결과는 지난 18일 국제 학술지 사이언티픽 데이터(Scientific Data)에 실렸다.

북극은 기후변화의 영향을 가장 심하게 받는 곳 중 하나다. 빙하가 녹으면서 서식지 특성이 급변하고,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고 진화하는 북극 생물이 많다. 이런 생물의 진화를 추적하려면 북극 생물 유전체 지도가 필요하다.

연구팀은 북극황새풀, 스발바르양귀비, 북극이끼장구채, 씨범꼬리, 나도수영, 자주범의귀, 그린란드고추냉이, 북극콩버들, 북극담자리꽃나무, 북극종꽃나무, 북방꽃고비, 북극풍선장구채, 난장이자작 등 13종의 북극 생물을 분석했고, 이 중 8종은 유전체 크기를 추정하고 텔로미어 진화도 밝혀냈다.

특히 연구팀은 나도수영과 그린란드고추냉이는 현대판 게놈 프로젝트를 수행해 유전체 지도를 최초로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이 두 식물 종은 북극 원주민에게 비타민 C를 공급하는 식재료다.

분석결과, 염기쌍은 나도수영이 약 6억개, 그린란드고추냉이가 약 2억5000만개였는데, 이는 30억개인 사람의 유전체 지도와 비교하면 각각 5분의 1, 12분의 1 수준이다.

이유경 책임연구원은 “지구상에서 가장 빨리 더워지는 북극에서 툰드라 식물이 사라지기 전에 이들 식물이 극한 환경에 적응한 비밀을 찾아내고 이들을 보전하는 방법을 찾는 데 유전체 연구가 기여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참고 자료

Scientific Data(2024), DOI : https://doi.org/10.1038/s41597-024-0356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