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물육종학자로서 아프리카 식량난 해결에 기여한 한상기 박사(전 서울대 교수) 등 4명에게 대통령 명의의 과학기술유공자 증서가 수여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7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대한민국 과학기술유공자 헌정식’을 열고 지난해 12월 지정된 유공자들 업적을 조명했다고 밝혔다.

(왼쪽부터)한상기 박사, 故 송희성 교수, 故 김성완 교수, 故 김재관 원장

한 박사는 1971년 서울대 교수직을 내려놓고 아프리카로 떠났다. 나이지리아에 있는 국제열대농업연구소(IITA)에서 24년간 아프리카의 주요 식량 작물을 개량해 보급했다. 나이지리아인의 주식이던 카사바를 개량해 만든 ‘수퍼 카사바’는 41국에 보급돼 기아 문제를 해결하는 데 기여했다. 그가 개량한 얌·고구마·바나나 등은 66국에서 재배되고 있다. 그는 아프리카의 농업 전문 인력 700여 명도 양성했다.

입자물리 이론 분야의 선구자로 꼽히는 고(故) 송희성 서울대 명예교수는 지금도 핵심 교재로 활용되는 저서 ‘양자역학’을 출간, 국내 물리 교육의 토대를 구축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고 김성완 미국 유타대 석좌교수는 약물 전달 분야의 세계적 학자로 꼽히며, 유전자 치료 분야를 개척해 난치병 치료의 길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고 김재관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초대 원장은 포항종합제철소(현 포스코) 설립을 기획하고 국가 표준 체계를 마련하는 등 과학기술에 기반한 산업 발전의 기틀을 마련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정부는 과학기술 발전에 공헌한 인물을 2017년부터 과학기술유공자로 지정해 예우하고 있다. 지금까지 총 85명이 지정됐고, 올해도 신규 유공자 지정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