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 힉스 에든버러대 명예교수가 2013년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하며 소감을 밝히고 있다.

‘신(神)의 입자’로 불리는 힉스 입자의 존재를 예측한 이론 물리학자 피터 힉스 영국 에든버러대 명예교수가 94세로 별세했다. 에든버러대는 9일(현지 시각) 성명을 통해 “힉스 교수가 지난 8일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다.

힉스 교수는 1964년 ‘모든 입자에 질량을 부여한 가상의 입자’에 대한 논문을 발표했다. 우주 탄생의 원리를 설명하는 입자 물리학의 ‘표준 모형’에 따르면 모든 물질은 기본 입자들로 구성되는데, 힉스는 질량을 부여하는 입자가 더 있다고 힉스는 추정했다. 힉스의 가상 입자에 대해 고(故) 이휘소 박사가 1972년 발표한 논문에서 ‘힉스 입자’라고 이름 붙였다.

힉스 입자는 표준모형에서 모든 물질을 구성한다고 한 17종 소립자 중 마지막으로, 힉스 논문 이후 50년 가까이 지난 뒤에야 존재가 확인됐다. 2012년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가 세계 최대 규모 입자가속기의 데이터를 분석해 힉스 입자를 발견했다. 이 실험에 참여한 과학자가 6000명에 달할 정도로 대규모 프로젝트였다.

한해 전인 2011년 세계적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이 동료 과학자와 내기에서 ‘힉스 입자는 없다’에 100달러를 걸었다가 이듬해 힉스 입자가 발견돼 돈을 잃었다는 일화도 있다.

2013년 힉스 교수는 힉스 입자를 예측한 성과를 인정받아 프랑수아 앙글레르 브뤼셀 자유대 명예교수와 공동으로 2013년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했다.

힉스 입자의 별명인 ‘신의 입자’는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인 리언 레더먼이 발견하기 어렵다며 ‘빌어먹을 입자(Goddamn Particle)’라고 저서에 쓴 것을 편집자가 신의 입자(God Particle)로 순화해 출간하면서 널리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