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윤(왼쪽), 임종훈 형제가 28일 오전 경기 화성시 라비돌 호텔에서 열린 한미그룹 지주사 한미사이언스의 제51기 정기 주주총회가 끝난 후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한미그룹의 경영권 분쟁이 임종윤·종훈 형제의 승리로 마무리된 가운데, 형제 측 사촌들이 형제를 지지하기로 마음을 돌린 것이 결정적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한미사이언스 전체 지분의 약 3%를 보유한 임종윤 전 한미사이언스 사장의 사촌들은 28일 주주총회 때 형제 측 이사 후보들에는 찬성을, 숙모인 송영숙 한미그룹 회장 측 이사 후보들에는 반대를 던진 것으로 29일 전해졌다. 사촌들의 표가 형제 측으로 가면서 형제 측 승리에 기여했다는 것이다. 주총에서 모녀 측 후보와 형제 측 후보가 얻은 찬성표 득표율은 각각 48%와 52% 정도로 박빙이었다.

당초 이들 사촌은 송 회장의 특별관계인에 포함돼 있었다. 형제 측이 지난 1월 표 대결을 준비하며 송 회장과 특수관계를 해소할 때도 형제 측이 아닌 송 회장 측으로 남아있었다. 때문에 사촌들은 주총에서 송 회장 측을 지지하거나 중립을 지킬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주총을 앞두고 형제 측을 지지하기로 마음을 돌린 것으로 알려졌다.

사촌들이 형제 지지를 결정한 것은 결국 송 회장 측이 추진한 한미그룹과 OCI그룹의 통합에 동의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OCI는 한미와 독립적 경영을 하겠다고 약속했지만, OCI홀딩스가 한미사이언스의 최대 주주가 되면 결국 그룹 경영권이 약해질 수 있다는 것을 의식했다는 것이다. 게다가 한미사이언스가 OCI홀딩스를 대상으로 하는 2400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따른 지분 해석도 영향을 미쳤으리라는 관측이 나온다.